내가 사는 지역이 비록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여기도 사람사는 사회라 크고 작은 이슈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쁜일, 슬픈일이 많기도 하지만 이런 온갖류의 사건을 지켜보며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언론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느끼는 점이 있다. 즐거움이야 당연한 듯 받아들이지만 분노와 슬픔 속에 힘들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답답한 현실에 대한 고민과 짧은 견해를 이 칼럼을 빌려 토로한다. 끊임없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속 시원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때론 어설픈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민들을 대신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관계부서에 해결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쓰는 글들의 공통된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의 건전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살고있는 주민들의 삶이 좀더 윤택해지고 발전하는 활력있는 경제도시를 이루고자 하는 각계의 노력에 동의하여 지역 주민들의 여론통합에도 함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면 아쉬운게 많다. 글이란게 잘 다듬어 내놓으면 틀림없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얻을 것이며, 어떤 식으로든 읽는 사람 마음의 변화와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발전을 이끌어 내리라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지식과 부족한 실력이란걸 매번 실감하며 ‘많이 읽기, 많이 쓰기, 많이 생각하기’를 의미하는 삼다(三多)의 중요성도 절감한다. 천학비재 수준의 글이지만 귀한 지면인 만큼 우리의 소중한 사연들을 가감없이 담아내고, 이 지역이 발전하는데 일조하며, 주민들의 삶의 질이 좀더 윤택해지는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게 최고의 바람이다. 언제나 글을 탈고하고 신문이 발행되면 느끼는 감정이지만 정성과 혼을 들이지 않고 고민하지 않은 글로써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고 무모한 짓이란걸 항상 실감한다. 내 보잘 것 없는 글들을 돌아보며 중앙매체로부터 지방지까지 주변에 정말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참 닮고 싶고, 부럽기도 한다. 지금까지 온통 암울하고 어두운 주제의 글들 위주로 쓰다 보니 내내 리드를 준비하는 마음이 못내 아쉽고 서운하긴 하다. 앞으로는 무엇보다 기쁜 소식을 전하며 독자와 더불어 웃어볼 칼럼을 쓰고싶다. 지난 칼럼들을 뒤적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쓴 글로 말미암아 지금 우리 지역사회는 얼마나 변하고 있을까 하는. 제법 많은 글이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적폐만 쌓여가고 있는건 아닌지 의문이 들때도 있다. ‘금수저, 흙수저’로 나뉘어 있는 청춘들의 멍든 가슴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회를 만들고 싶고, 우 리사는 세상의 공정을 분명히 믿고 끝까지 노력해볼 만한 세상임을 잊지 말라고 위로해 주고싶다. 그런 사회에 나의 글이 희망의 메시지로 전해지길 원한다. 내가 글을 쓸수 있도록 하는 힘, 그것은 바로 독자들의 칭찬(稱讚)과 격려다. 윗사람의 명령을 받고 일하는 한 사람의 직장인이지만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것이 참 힘들고 고뇌찬 일이라 생각하다가도, 독자들께서 해주시는 ‘공감한다.’, ‘글 잘썼다.’ 이런 말 한마디를 들으면 언제 그렇게 힘들었냐는 듯이 또다시 글을 쓰고 있다. 우리 언론이 가는 길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걸 피부로 느끼며 하루하루 살고 있다.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는 썩은 권력과 맞서 싸움도 해야하고, 지역의 졸부 토호세력들은 부당성을 지적하면 협박성 외압과 음해성 중상모략을 날리는 게 그들의 속성이라 맞붙어 싸워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권력을 누리고 있는 세력들과 맞서 싸우고 그들의 외압의 화살을 맞으면서도 우리 신문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우리 지역사회가 올바른 길로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외롭고 험난하며 처절하기 짝이없다.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란 오직 사랑하는 독자들 뿐이란 것도 알고 있다.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누구와 같이 갈 것인가, 이런 것도 내가 칼럼을 쓸 때 많이 고뇌하는 내용이다. 다수의 힘있는 사람이 아닌 지역의 소외되고 작고 낮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떤 때는 포위된 전선을 뚫는다는 심정의 비장함마저 가지고 있다. 이 글을 쓰며 지금은 이렇게 미미한 글이라 해도 우리가 발딛고 사는 세상을 시나브로 바꾸어가는 한톨의 밀알로 굳건히 서고 끝내 사회를 변화시키는 자양분이 되리란걸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