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장군에게는 그를 전쟁에서 이기게 해준 아끼던 애마들이 있었다. 교통과 전쟁의 많은 부분을 말에 의지했던 그 옛날에는 당연히 말이 아주 중요했으리라 짐작한다. 장군과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한 말의 경우, 장군은 죽었지만 말이 장군의 유품을 가져온 경우, 말이 장군을 끝까지 지키다가 순직한 경우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있는데, 한국의 곳곳에는 이런 말들의 무덤이 적지 않다. 여기에는 장군과 함께 한 말들의 이야기도 말무덤과 함께 전해오고 있다. 대부분 말무덤은 의마총(義馬塚)으로 불리는데, 강진(황대중장군, 양건당애마지총), 곡성(유팽로장군), 김천(이언의장군, 의마비), 장흥(문기방장군), 해남(이유길장군), 나주(이용제장군, 의마지총), 팔공산(신숭겸장군), 청도의 유호연지(고성이씨), 영천시 고경면(황보장군)등지에 있다.  의마총의 가장 많은 이야기는 ‘치마대(馳馬臺)전설’이라 불리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뛰어난 용마를 얻은 장수가 있었는데, 자기 말의 뛰어남에 자부심을 가지며 말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를 원한다. 그래서 말이 빠른지 아니면 화살이 빠른지를 시험하고자 한다. 장수는 말을 타고 화살을 쏜 다음 화살과 같은 방향으로 달려 목적지에 누가 빨리 도착하는지 알아보고자 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장수는 화살을 발견하지 못한다. 자신의 말에 실망한 장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용마의 목을 베어버린다. 그때 “슝”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오고, 그때서야 장수는 화살보다 빠른 용마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미 용마는 죽은 후여서 자신의 경솔함을 반성하며 용마를 위해 무덤을 만들어 준다는 내용이다. 이런 설화의 주인공으로 백제의 견훤, 고구려 흑치상지, 그리고 태조 이성계, 이사성 장군 등이 있다. 김천시 감천면 도평 1리 마을에 말이 묻혀있는 말무덤이 있다. 이 지역 출신이면서 의병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언의(李言義, 1600~1637)가 병자호란 때 전쟁터에서 전사하자 그가 탔던 말이 의관만을 물고 홀로 집에 돌아와서 3일만에 먹지도 않고 죽었다고 한다. 후세들이 장군은 의관장(衣冠葬)으로 장례를 지냈고 말은 장군의 무덤 맞은편에 의마총을 만들고 의마비도 세워주었다. 지금까지 의마총과 의마비가 마을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조상의 무덤을 보살피면서 마을을 지키는 그 후대들이 함께 관리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마을을 지키는 후대들이 없어지게 되면 이런 귀중한 문화적 흔적도 사라지게 될까 우려된다.  전남 곡성(谷城)군 옥과(玉果)면 합강(合江)리에 조선 중기의 유학자·의병장인 월파 유팽로(柳彭老, 1564-1592)의 애마 오려(烏驢)의 말무덤이 있다. 임진왜란 때, 고경명(高敬命) 장군과 함께 금산전투에 출전해서 충마 오려와 함께 혈전을 계속한 월파는 용감하게 싸우다가 적군의 칼날에 머리가 잘리고 말았다. 다행히 오려는 다치지 않았고, 주인의 동강난 수급(머리)을 입에 물고 월파의 생가인 옥과면 합강리로 3백리 밤길을 달려온 오려는 월파의 시신을 부인 원주김씨에게 바쳤다. 더욱이 이 오려는 주인의 목을 건네주고 월파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마구간에 들어가 9일간이나 여물도 마다하고 계속 울다가 마구간에서 약 1km 떨어진 현재의 무덤 근처에서 아사했다. 유팽로(柳彭老)의 시문집인 월파집(月坡集)에 따르면, 오려는 원래 충청도 공주에 사는 양산인이란 처사의 말이었는데 발이 5개인데다가 주인에게조차 대들 정도로 성미까지 사나워 애를 먹고 있었다. 월파는 임란이 일어나자 그 해 4월 중순께 한성에서 고향 옥과로 가던 도중 공주에 들렀고, 월파를 본 말은 거짓말처럼 순해지며 조련사를 만난 듯이 월파를 따랐다. 오족(五足)의 말을 건네받은 월파는 가운데 다리 한 개를 절단하고 준마로 키웠다고 전해온다. 지금은 지방문화재 자료 제25호로 지정된 정열각(旌烈閣)과 오려의 말무덤 비석 하나만이 전해질 따름이다. ** 필자 메이칭의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orangewo8x5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2 18:58:03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