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주성(盖州城, 가이저우, 랴오닝(遼寧)성 하이청(海城)현 서남부의 도시) 동쪽 8리 정도에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산골이 있는데, 사람들은 호두마욕(虎斗馬峪)라고 부른다. 이 마을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옛날 이 산골에 한 농부가 살았는데 그는 가위를 잘 갈기로 유명했고 또 형제 중 중간이기 때문에 사 람들은 그에게 “이전도(二剪刀)”라고 별명을 붙여 불렀다. 二剪刀는 조홍마(棗紅馬)라는 말을 기르고 있었는데, 손바닥 위 명주와 같이 사랑했다. 이 말은 크고 신비하게 생겼고 키는 크고 목은 길었으며 다리는 가늘고 발굽은 크고 갈기는 치켜들고 말꼬리는 가늘고 길어 쇠빗자루처럼 휘둘렀다. 그 누구도 조홍마(棗紅馬)를 보면 칭송했다. “좋은 말이야, 좋은 말.”二剪刀는 조홍마(棗紅馬)를 산으로 가서 방목하고 자기는 집으로 돌아와 가위를 갈았다. 이때 이웃이 와서 말하기를, “이전도(二剪刀)야, 듣자하니 산에 검은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던데 산에서 내려와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겠지?” 二剪刀가 몸을 일으켜 눈썹을 치켜세우고 엄지손가락을 펴서 갈은 가위 날을 두 번 문지르고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웃으면서 말하기를, “히히, 뭐가 무서워? 호랑이 가죽이 아무리 두꺼워도 나의 이 가위를 감당하지는 못해요. 그것이 오면 내가 물리칠께요.” 이웃이 그의 말을 듣고는 머리를 끄덕이며 갔다. 저녁 무렵, 조홍마(棗紅馬)가 산에서 울면서 내려와서 공손하게 주인 앞으로 가서 머리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히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처럼 하는 것이었다. 이전도(二剪刀)가 보니 조홍마(棗紅馬)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르게 뜨거운 냄비에서 방금 건져낸 것처럼 온몸에서 열기가 났고 땀이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손으로 말의 콧등을 쓸어내리며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말아 말아, 너 왜 그래? 왜 이렇게 힘든 모습이야?” 조홍마(棗紅馬)는 앞발길질하며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주인, 주인님,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예요. 산에 호랑이가 왔어요.’그러나 이전도(二剪刀)는 조홍마(棗紅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평소와 같이 그에게 물을 먹이고 풀을 더 주고는 그를 마굿간에 매어두며 말을 좀 쉬게 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이전도(二剪刀)는 또 말의 고삐를 풀고 등을 두드리며 말을 산에 올라가라고 했고 자기는 여전히 집에서 가위를 갈았다. 조홍마(棗紅馬)가 산에서 풀을 먹은 것이 아니고 어제처럼 또 그 호랑이와 싸웠다. 흉악한 검은 호랑이는 조홍마(棗紅馬)를 먹어버리고 싶어서 아래턱을 바닥에 붙이고 천지를 진동하는 큰 고함 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빠르게 말을 덮쳤다. 조홍마(棗紅馬)는 몸을 돌려 큰 꼬리를 휘두르며 검은 호랑이의 눈을 가렸고 큰 발굽으로 호랑이를 곤두박질로 밟았다. 검은 호랑이는 땅에서 기어서 몸을 털고는 맹수의 큰 입을 벌려 말에게 달려들었다. 조홍마(棗紅馬)는 목을 비틀었고 뻣뻣한 발갈기가 하마터면 검은 호랑이의 눈을 찌를 듯했다. 두 번 붙고 나서 검은 호랑이는 땅에 웅크려 앉아 줄곧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왜 이미 입안의 고기가 왔는데 못 먹지?’ 조홍마(棗紅馬)는 머리를 치켜들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입으로 열기를 뿜으며 속으로 따져 보았다. ‘너 이 검은 놈이 산에서 내려와 사람을 해치니, 나는 너를 산에 두지 않으면 안 돼.’ 검은 호랑이와 조홍마(棗紅馬)는 이렇게 한번을 싸웠고, 계속해서 저녁 무렵 태양이 저물 때까지 싸웠다. 조홍마(棗紅馬)는 또 울면서 산을 뛰어내려왔고 공손하게 주인 앞에 와서 말을 하고 싶은 것처럼 머리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혔다. 이전도(二剪刀)가 보니 조홍마(棗紅馬)가 열이 나고 땀이 나는 것이 어제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말의 콧등을 스다듬으며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말아 말아, 너 왜 그래? 더운 모양이구나. 내가 털을 깍아줄께.” 말하고는 그는 반짝거리게 잘 갈은 가위를 들고 먼저 갈기를 자르고 다음 말꼬리를 잘랐다. 조홍마(棗紅馬)는 화가 나서 앞발질을 하며 머리를 흔들며 말하기를, ‘주인, 주인님, 당신이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돼요. 그걸 자르면 나는 뭘로 검은 호랑이와 싸워요?’ 갈기가 없고 꼬리도 없어서 조홍마(棗紅馬)는 매우 난처했고 풀이 죽어 마굿간으로 들어가서 물도 안 마시고 풀도 안 먹었다. 셋째 날, 날이 밝지 않아 조홍마(棗紅馬)는 또 산으로 갔다. 그런데, 저녁 무렵 태양이 떨어졌는데도 조홍마(棗紅馬)가 돌아오지 않았다. 二剪刀가 기다리고 기다렸는데도 조홍마(棗紅馬)가 산을 내려오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아마도 산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여 그는 당황해하며 산으로 뛰어올라갔다. 산에서 그는 산의 곳곳을 두루 찾았고 마침내 산 꼭대기의 상수리나무 숲 속 공터에서 조홍마(棗紅馬)를 보았다. 조홍마(棗紅馬)는 길게 바닥에 딱 붙어 누워있었고, 풀밭에 진한 빨간색 피가 질펀하게 고여 있었다. 二剪刀는 갑자기 말 앞으로 달려들어 말의 이마를 스다듬으며, “말아, 이게 어찌된 일이야?” 조홍마(棗紅馬)는 천천히 눈을 뜨며 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주인님, 주인님, 너가 후회해도 소용없어요. 내 갈기와 꼬리를 자르면 안 되었었어요.” 조홍마(棗紅馬)는 눈물을 두 방울 흘리며 눈을 감고는 다시는 뜨지 못했다. 二剪刀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풀과 나무가 없어진 곳을 보았는데, 깊은 발굽 자국이 가득 차있었고 큰소리로 외쳤다. “누가 내 조홍마(棗紅馬)를 해쳤어? 누가 나의 조홍마(棗紅馬)를 해쳤냐고.” 죽은 말을 끌어안고는 슬퍼만 하다가 쓰러졌다. ** 필자 메이칭의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orangewo8x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