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인들의 말사랑 이야기를 한 김에 이번에는《사기·골계열전(史记·滑稽列传)》에 나오는 내용을 통해 초나라 장왕(楚庄王, 기원전 614~591년 재위)의 말사랑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초장왕은 말에 대한 사랑이 남달리 유별났다고 한다. 장왕은 춘추시대 초나라의 왕으로, 말에 대한 사랑이 사기에 등장할 정도로 말에 대한 사랑이 특별했다. 다음은 사기의 골계열전에 있는 부분을 번역한 내용인데, 아주 재미난 이야기이다.  초장왕에게는 애마 한 마리가 있었다. 말에게 수놓은 옷을 입히고, 장식이 화려한 집에서 두고, 말린 대추를 설탕에 절인 것(枣脯)을 먹여서 키웠지만, 결국 말은 비만으로 죽었다. 초왕은 신하들에게 말의 초상을 치르게 했는데, 대부(大夫, 진(秦)나라 때의 작위(爵位)의 이름. 벼슬의 품계(品階)에 붙이는 칭호(稱號). 우리나라에서는 무관(武官) 2품(二品) 이상(以上)에 붙임)의 격식으로 내외관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대신들은 앞을 다투어 장왕에게 간언하여,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표시했다. 초나라 왕은 명령을 내려 말했다. “감히 말 장사에 대해 다시 말하는 자가 있으면, 죽음으로 죄를 받을 것이다.” 우맹(优孟)은 초나라의 궁중 음악 예술인이다. 키가 팔척장신이고, 언변이 풍부해서 늘 웃으며 초왕께 간언했다. 우맹이 이 말을 듣고 대전으로 가서 하늘을 보고 통곡하였다. 초장왕이 놀라서 무슨 까닭인지 물었다. 우맹이 말하였다. “죽은 말은 대왕께서 애지중지하던 것인데, 우리 위풍당당한 초나라가 땅도 넓고 없는 것이 없는데, 대부의 예로 장사지낸다니 너무 인색하지요! 당연히 임금의 예로 장례치를 것을 청하는 바이옵니다.” 초장왕이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오?” 우맹이 대답했다. “신은 꽃무늬 조각의 아름다운 옥으로 된 내관과 꽃무늬의 외오동나무 외관에다가 느릎나무, 단풍나무, 녹나무의 각양각색의 나무로 관을 보호하게 만들기를 청하옵니다. 그리고 군사를 파견하여 무덤을 파게하고 연세가 많고 몸이 약한 사람에게 무덤을 덮게 하며 제나라, 조나라의 사절에게 앞에서 제사를 모시게 하고 한나라, 위나라의 사절은 뒤에서 지키게 하며, 절을 짓고 소와 양, 돼지로 제사를 지내고, 만 호의 큰 현으로 그것을 봉안하게 하는 것을 청하옵니다. 그리하면 각국은 이 일을 듣고, 모두 대왕이 사람을 경시하고 말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옵니다.” 왕이 듣고는, “내가 결국 여기까지 잘못을 저질렀네. 이 일을 어찌 하면 좋을고?” 우맹이 말했다. “저에게 왕을 대신해서 육축의 예로 말을 안장하게 하소서. 흙아궁이를 만들어 외관으로 하고 구리솥으로 관을 만들고, 생강대추로 맛을 내고 목란으로 비린내를 없애고 볍씨를 제물로 하고 불빛으로 옷을 만들어 그것을 사람들의 위장에 안장합니다.” 장왕은 그래서 사람을 보내 말을 궁중 식사를 주관하는 태관에게 넘겼다. 장왕이 말을 매장했다는 이 전고는 초장왕이 어리석은 군주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현명한 패주가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다. 후대에도 장왕이 말을 장사한 것과 비슷한 일이 있다. 한무제(汉武帝) 때, 한나라 천자는 대완(大宛)의 보마를 좋아해서, 《西极天马歌》도 지었는데, 보마를 구하고자 한이 대완을 공격하여 한혈마의 전쟁을 일으켰다. 대완이 좋은 말을 내놓을 때까지 전쟁은 전후 4년 동안 지속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대완은 한나라에 한혈보마 한 마리를 바쳤다. 한무제는 이 말을 아주 좋아했고 이 한혈보마도 분발하여 일생 동안 많은 공을 세웠다. 말이 죽자, 한무제는 말을 후하게 장례하기를 고집했다. 마찬가지로 대신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후에 한무제는 후하게 장례하고자 하는 뜻을 취소했다. 이렇게 중국의 명인들에게는 그만큼 아끼던 말이 있었는데, 말을 이렇게 중히 여긴 것으로 보아 아주 중요한 동반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말 또한 주인을 알고 은혜를 아는 동물이라 주인이 아끼는 만큼 보답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초장왕 또한 아끼던 말이 죽었으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동원하여 말에 대한 예를 갖추고자 한 모습인 것이다. 사기의 이 이야기로 보면 예전에는 말이 죽게 되면 사람들의 먹거리로 활용됐음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큰 몸집의 말은 죽어서도 거추장스럽지 않게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떠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살아서나 죽어서나 사람들에게 참 든든하고 소중한 동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 사진 제공 : baidu,com** 필자 메이칭의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orangewo8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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