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기울고 서서히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메마르고 차가운 날씨속의 겨울철은 불이나기 쉬운 계절이다. 자칫 대형화재로 번지면 많은 생명과 재산의 피해로 이어지므로 특히 불씨 관리에 조심해야 할 때다. 특히 겨울은 난방을 위해 집집마다 각종 전열기까지 쓰게 되므로 화재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때다.
우리 지역에도 벌써 여러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해 재산 피해를 입었다. 지난 14일 밤에는 북안의 한 돼지농장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나 돈사와 퇴비사가 불타고 돼지 1천여마리가 폐사하는 피해를 입었다. 앞서 지난 10일 저녁에는 자양의 한 농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택이 전소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원인이 혼자 사는 주민이 난방을 위해 아궁이에 불을 피우다가 부주의로 주위에 옮겨 붙어 집이 전소됐고, 9일 밤에도 신녕의 한 농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전소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11일 자양면의 한 농가주택에서 주민이 황토방에 불을 피웠다가 과열로 화재가 발생해 주택이 전소된 일도 있었다.
농촌지역은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겨우 소방차가 1대 정도인데다가 소방인력이라고 해봐도 1~2명이 고작이다. 또 어떤 곳은 그마저도 없는 경우가 있어 초동대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령의 어르신들만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해 초기 진압이 어렵다. 게다가 농촌지역 주택의 대부분이 노후된데다 기초적인 가정용 소방장비조차 보급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거주민들의 고령화로 불이 났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지도 못하고 인근 지역 소방차가 출동하는데 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어 사망자 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노후된 전기시설도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도 검토해 봐야 한다. 농촌의 주택에는 옛날의 전기시설이 그대로인 곳이 많다. 이런 전기 시설들은 쉽게 피복이 벗겨지고 특히 눈이나 비가오면 빗물이 스며들어 전기누전 및 합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은 이처럼 위험요소를 안고있는 주택의 전기시설조차 오래도록 교체하지 않고 모르는 사이에 방치하여 화재의 위험을 키운다. 방화가 아닌 이상 시골에서 불이나면 전기로 인한 화재일 확률이 아주 높다. 이러한 부분도 한전이나 전기안전공사 등 기관의 도움을 받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최근 각 지역마다 발대식을 가지면서 산불예방 활동의 시작도 알리고 있다. 마을 이장과 산불감시원, 의용소방대원들을 중심으로 산불예방의 결의를 다지고, 가두 캠페인과 마을방송으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사람들의 충실한 임무 수행도 중요하지만 주민 모두가 겨울철 화재예방의 파수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때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놓지지 않고 빠르게 진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마음자세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