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 영천시장이 신년사를 통한 화두로 ‘여민동락’이라는 말을 들고 나섰다. 최 시장은 시무식에서도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2020 경자년 쥐의 해에 모두가 사랑과 기쁜 일로 가득하길 바란다”며 “여민동락을 통해 ‘시민과 함께 위대한 영천 건설’을 이루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말은 시의 역점사업들이 오늘 시민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도록 피부에 와닿는 시민체감 행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듣던중의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고 지당한 약속이다. 시장님의 이런 약속과 다짐이 말뿐이 아니길 바라면서 시민으로서 거는 기대가 크다.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단순 사전적인 의미는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라는 뜻이다. 과거 왕조시대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여민동락은 `맹자`의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하편에 실린 고사에서 유래했다. 맹자의 왕도정치는 백성을 귀하게 여기는 민본사상이 그 중심에 있는데 통치자의 이상적인 자세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단순 의미만 놓고보면 ‘주민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고 풀이되지만 사실상 그 말 속에는 행정을 이끌어 가는 사람의 분야별 모든 것들이 함께 들어 있다고 본다. 우선 주민과의 공감이 중요하고 공감할려면 소통이 필수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자세는 낮추되 귀는 크게 열어야 한다. 또한 논리적이고 발전적인 대화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대화란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처럼 자기 소리만 내기보다 남의 소리를 듣고 끊임없이 서로 눈빛을 나누며, 마음으로 대화할 때 아름다운 음악은 완성될 것이다.
지난 한해 최 시장의 시정운영 성적표는 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고 평가한다. 우선 국회와 중앙부처를 뛰어 다니며 공직자들에게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본인이 정열적으로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공직자들도 그에 발맞추어 ‘적극행정’을 실천하면서 굵직한 공모사업이선정되거나 여러개의 기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최 시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인구 늘리기에서 성과를 인정받는다. 이는 올해도 분만산부인과 개원과 이어져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조성을 만들고, 첨단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 인프라 확충 등으로 연결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영천이 현재 처한 농업과 교육, 교통을 비롯해 관광,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두루 시너지 효과로 이어져야 한다. 최 시장이 제시하는 분야 외에 환경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재난의 불안을 불식시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도심을 제대로 살려야 하는 책임 또한 있다. 시는 작년에 문화도시 특화사업이나 오염토정화시설 문제, 역사박물관 건립, 야시장 등의 문제를 놓고 민관, 민민간 크고 작은 갈등과 실패한 시책을 빚은 적이 있다.
이런 민감한 문제들이 생기면 먼저 현장에서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여기에 한가지 제안을 한다면 `시민참여 소통 플랫폼 구축`을 올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 봄직하다. 왜냐하면 시민이 시정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시민들이 이런 플렛폼에 참여해 패널로서 온라인 소통에 나서고, 시민이 적극 참여하는 대토론회도 추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시민들의 삶의 현장을 보다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이 바로 여민동락이다.
주민들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는 귀와 협치와 포용의 마음도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최기문 시장도 ‘시민과 함께 위대한 영천을 건설하기 위해, 작지만 꼭 필요한 사업부터 크고 장기적인 사업까지 꼼꼼하게 챙겨 작은 불편부터 개선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판이니 벌써부터 거는 기대가 크다.
시민들의 기대수준 또한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만족도 1위의 것처럼 공감과 박수를 받는 작은 만족의 다양한 정책을 펼쳐줄 것을 바란다. 아픈곳은 어루만져주고 가려운 곳은 긁어주며 군주가 함께 즐긴다는 여민동락은 위정자의 올바른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2020년, 영천시민들이 짜릿한 감동과 소름 끼치는 카타르시스를 선물받는 한해가 되도록 주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시정에 적극 참여하는 마음 또한 중요함을 강조해 두고 싶다. 올 한해 시정이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짐이 없어 다함께 즐겁고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입이 귀에 걸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