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비대면이라 해도 실시간으로 할 수 있었던게 전화기 밖에 없었다. 컴퓨터가 생기면서 챗팅이 가능했고, 지금은 앉아서 SNS로 얼마든지 실시간 비대면 대화가 된다.코로나19는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우리가 습관처럼 누리며 살던 삶의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지는 알 수 없지만 좌우지간 삶의 형태가 바뀌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지금 단계에서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단정하기란 어렵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고 예측 불가지만 대체로 변화만은 분명히 예상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중 한가지가 비대면이다. 우선 오프라인 활동은 최소화되고 온라인 활동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전례없이 부쩍 늘어났고 종교활동조차 온라인으로 하는 시대다.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되어, 스마트 시대로의 도약과 점프를 통해 ‘ICT 기술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기존 오프라인 세상에서 이루어지던 생산과 유통, 거래, 소비 뿐만 아니라 교육과 의료, 회의 등 대다수의 일들이 이제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시대를 본격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가족을 중심으로 살가운 사람들과 밀접한 생활을 영위하던 우리에게 ‘거리두기’란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방역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비대면이란 이름으로 우리가 가야할 미래로 진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또 디지털 기술이 비대면 사회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도 한다.당장 우리 눈앞에 나타난 것만 보아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고 모이는 상황은 모조리 피하고, 일상의 거의를 영상을 통한 만남과 소통을 하라고 주문한다. 온라인 수업에 온라인 콘서트, 온라인 채용시험, 게다가 ‘원격진료’의 도입까지 들먹거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모든 면에서 언택트가 뉴노멀이 됐다. 이런 비대면 일상들이 어디까지 확장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감염병 예방말고 비대면 사회가 가져다주는 효용은 과연 무엇인가. 또 인간 사회에서 과연 비대면은 100% 가능한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 우리 삶의 행복지수는 높아질까. 이런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궁극에 가 닿는 곳이 바로 고용문제, 즉 비대면 시대의 핵심 과제인 일자리에 가 닿는다. 우리가 비대면을 한답시고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주문을 믿고 물건이 내 앞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그 순간에도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자와 택배기사들은 부지런히 밥벌이를 위해 일감이 늘어난 자리에서 땀을 흘렸다. 따지고 보면 ‘비대면’이라는 괴물의 생명력 속에는 매일매일 바이러스의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과 ‘대면’해야 하는 인간의 노동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누리던 편의와 언택트의 끊어진 곳에는 보이지 않게 ‘연결’해주는 필수인력의 노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디지털 비대면에서 답을 찾는 이 시대에도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는 수많은 필수적 대면 노동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그 사슬의 맨 끝에 내가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해야한다. ‘언택트’의 시대에도 이 사회는 ‘콘택트’하며 노동하는 인간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제품들이 어디서 구매를 하든 재료 생산자가 있을테고, 가공·완성 노동자, 물류센터와 운송·배달 노동자를 거쳐야 가능하다. 쿠팡의 예에서 보듯이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안정된 일자리, 일정한 소득, 인간적인 노동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감염의 불안에서 자유로운 시간은 결코 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만에 하나 비대면이 필수인 로봇과 드론의 시대가 온다해도 빌 게이츠의 말처럼 ‘로봇세’를 만들어야 한다. 로봇을 많이 쓰면서 노동 소멸에 책임이 있는 스마트 공장주들에게 실업자 양산에 대한 비용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나. 장차 비대면이 필수라면 우리네 삶이 깨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도 같이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