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영남대의료원 영천병원이 분만실을 쭉 운영하다가 2007년 10월 재정악화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이후 분만실 없이 민간이 운영하던 산부인과도 2010년에 마지막 문을 닫아 지역 임신부들은 타지로 원정출산을 떠나야 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영남대 영천병원 분만실이 폐쇄된 이후 꼭 13년만인 지난달 23일 영천에 ‘분만산부인과’라는 옥동자가 태어났다. 영천시의 민선7기 핵심 공약사업이자 시민 숙원사업이었지만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서다.
영천제이병원이 2018년 9월 보건복지부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 공모 선정 후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2년 만에 설립이 완료됐다. 작년 8월 30일 착공이후 당초 목표가 올해 3월이었지만 곧 될 것 같았던 준공은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졌고 마침내 정식 준공행사없이 이날 문을 열었다. 이 곳은 24시간 분만이 가능하고 산후조리원 등 원스톱 출산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영천과 인근 지역 산모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병원에서 개원후 8일 만에 우리 지역에서도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졌다.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후 1시 47분쯤 망정동에 거주하는 최 모씨 부부의 아기(남,3.6㎏)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났고,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병원측이 밝혔다.
영천시에서는 영천제이병원 개원 후 태어난 첫 아기에게 앞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라는 메시지와 함께 출산양육 장려금과 축하용품을 전달하며 기쁨의 순간을 함께했다. 지역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급격한 인구감소와 저출산이 심각한 이때 편리한 출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분만을 받는 산부인과 감소 원인의 주된 이유가 신생아 수 감소에 따른 운영 비용 증가와 의료사고 위험 등 근무환경 악화가 꼽히고 있다.
또 분만 산부인과를 운영하기 위한 필수인력 기준이 ▲산부인과 전문의 2인 ▲소아청소년과전문의1인 ▲마취과 전문의 1인 ▲간호인력 6인(전체 간호인력 6인 중 간호사 50% 이상) ▲임상병리사(혈액 교합 검사 가능자) ▲영양사 등으로 보고있다.
이에 시는 시정 최우선 정책인 인구늘리기에도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면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고있는 상황이다. 농촌지역이자 의료 및 분만 취약지역인 영천에서 이 병원은 비록 사설 기관이지만 공공시설의 성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분만산부인과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 지역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출생률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임산부들이 그동안 분만 및 산후조리를 위해 인근의 대구나 경주, 포항 등으로 원거리 이동하는 불편함과 그에 따른 시간적, 경제적 손실 등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 분만산부인과가 들어서고 안정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영천지역 임산부들이 임신과 출산에 따른 불편함과 시간·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밝은 미래를 위한 기반은 마련이 됐지만 병원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발전시키느냐는 문제는 온전히 병원을 포함한 우리 구성원들의 몫이다. 앞으로도 더 나은 출산과 보육환경을 개선하고 지원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