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사과농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명장이 탄생했다. 사과농사 잘 짓는 공으로 지난 11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열린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농업 명장으로 선정된 신녕면 신덕농장 신종협 대표. 신 대표는 사과농사계 상위 1%인 마이스터 또는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일찍부터 제한된 면적에서 사과의 생산량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일명 ‘키 큰 세자방추형’ 이라는 독특한 수형을 고안해냈고, 햇빛 투과율을 현저히 향상시켜 착색이나 당도의 증가를 통해 사과 생산에 고부가가치를 부여해온 사람이다. 또 수형에 맞는 재배기법을 성장과정에 따라 개발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여 다른 농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발한 기술을 교육자료로 제작, 연구회 등을 통해 강의함으로써 다른 과수농가에 적극적으로 전파도 하고 있다. 그를 만나 남다른 기술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사과농사를 시작한 계기는사과농장은 신 대표의 일곱 형제를 경제적 걱정없이 자라게 해준 터전이었다. 그런 농장을 가꾸시던 아버지가 편찮으시자 대구에서 건물을 짓는 건축업자 생활을 하던 1996년 그는 과감히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신녕으로 돌아와 사과농사 짓기를 결심했다. 처음엔 어릴 때 어깨너머로 배운게 전부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피땀에 대를 잇는다는 책임감이 동기가 돼 농사를 지었지만 수령 50년의 고목에서 사과농사는 한계가 있었다. 8년정도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는 바로 밀식재배였다. 2004년 자유무역협정(FTA) 지원사업으로 4950m²(1500평)의 과수원을 새로 조성하면서 나무간 간격을 1m로 좁히고 열 간격은 3.5m로 넓혀 ‘후지’의 일종인 ‘동북7호’ 품종을 심었다. 개화기의 냉해와 한여름의 폭염, 태풍 피해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미세살수장치도 설치하고 철선 울타리식 지주시설 등도 갖췄다. 이듬해는 기존 1만1550m²(3500평) 과원의 나무도 모두 같은 방법으로 ‘홍로’,‘후지’ 등을 심었다. 2016년에는 포항 죽장면 상옥리에 7000평을 매입해 키 큰 세장방추형으로 개선시험을 했고 작년에 해외 선진수형 도입과 고밀식 사과재배법을 도입하여 갱신을 시도하고 있다.=신덕농장 사과나무는 열매가 더 열린다.그만의 남다른 비결은 바로 ‘키 큰 세장방추형’ 수형의 사과나무에서 비롯된다. 기존의 교목형 수형은 뿌리에서 이어지는 중심 기둥의 두께가 두껍고 가지들이 굵게 자라서 안쪽에 위치한 열매들은 햇볕을 골고루 받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신 대표는 키를 높게 키우고 나무간의 거리를 좁혀서 사과가 많이 달리게 하는 밀식 재배형 기술이다. 그의 사과나무는 햇볕을 받는 모습도 빨래를 말리는 방법을 적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통해 교목형 수형에 비해서 결실 유효 용적이 16% 증가하고, 햇빛 투과량의 증가로 착색 및 꽃눈 분화가 향상되며 수관의 단순함으로 통기 및 약제의 도달률이 증가하여 병충해가 감소되는 효과도 있다. 또한 나무의 생리를 감안해 웃거름은 이른 봄에주고 밑거름은 가을에 주며, 전정 작업을 할때도 젊은 가지는 살리고 열매솎기도 빨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같은 면적의 일반농가보다 4~5배 정도 많은 양의 사과를 생산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확량을 기록하며 누적생산량이나 단위 면적당 생산량 또한 높은 편이다.
그는 “과수 경쟁력 향상의 핵심은 생산성 증대다. 이탈리아에서는 10a(300평)당 수확량이 평균 7.5톤에 이르는데 우리는 2톤이 채 되지 않는다. 품질좋은 과실을 생산해 값을 좋게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높이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차별화 농장을 만든 비결고향인 영천으로 돌아온 신 대표는 가업인 사과농장에만 전념하는 집중을 보였다. 사과농사는 농부의 집중력이 한해의 농사를 결정짓는 큰 요인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 집중의 결과는 다른 농업인보다 사과에 대해 더 잘알고 기존 재배 방식의 단점을 찾는 것과 보완을 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발전과정을 다른 농업인들과 공유하면서 또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원천으로 삼기도 한다는 것. 매년 5000명 이상의 농업인과 연구자들이 신 대표의 농장에 견학을 오지만 그는 상시 개방해 그들을 맞는다. 또 전국 작목반 단위 교육과 기술센터, 사과연구소, 연구회 모임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농업 선진국의 전문가, 연구팀, 농업 관계자들에대한 견학 및 기술교류의 기회도 열린 마음으로 가지고 있다.=사과농사에 뜻을 두는 농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포부신 대표는 2013년 새농민상을 비롯하여 2016년 경상북도 농어민대상 전체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에는 신지식농업인장을 받았고 작년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장도 받았다. 그는 현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명예연구관으로 있으며 한국농수산대학 현장교수와 사과사랑동호회 운영을 맡고 있다.
그는 “사과는 아무리 이론 수업을 많이 듣고, 공부를 많이 해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하지 않으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진리라고 말한다. 또한 배움에 끝이 없듯이 농사도 배우고 또 배우고 평생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기존방식의 재배기술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해 생력화 및 기계화를 적극 도입함으로써 단위면적당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고생산성 수형을 도입해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지식인과 마이스터 지정을 받은 신 대표는 높은 수준의 재배관련 보유기술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문서화 함으로써 교육자료 정립과 연구기관과 연계해 기술을 더 발전시키고 일선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사과재배 국가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