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창의지 상권의의 마지막 부분이다. 해방이 되자 곧바로 대한광복회에서 산남의진 의사들의 위령제를 모셨다는 것은 바로 산남의진이 대한광복회의 전신(前身)이라는 반증이라 하겠다. 축문과 강론의 내용을 봐도 그러하다.역사적 위령제(慰靈祭) 거행 <산남창의지 34p>을유(乙酉)1) 8월 15일은 적이 반세기 동안 사나운 짓을 제멋대로 함부로 한죄가 극도에 이르러 천지신명 앞에 벌을 받게 되자 무궁화 삼천리강산에 드리웠던 음울한 구름이 밀려 달아나고 청천백일의 맑은 공기 아래 우리 의병으로 전환하여 조국광복을 위하고 40년간의 온갖 고난을 물리친 대한광복회의 깃발이 서울 한복판에 출현하여 고 산남의진순절제공위령제를 거행함에 각 문중, 각 단체에 통문을 발송하니 국내 유림 수백여 명과 단체직원 및 시민, 학생 대중이 병술 2월15일 정오에 영천 입암장터에 운집하여 대제를 정해진 식순에 맞춰 거행하였다.식차(式次) <산남창의지 34p>참가자 일동 정시서립(定時序立, 단체 구별·연령순) / 대한국기 입양(立揚) / 국가 합창 / 주제자(主祭者) 헌작(獻酌) 독축(讀祝) / 각 단체 독축(讀祝) / 일동 참배(參拜) / 추도가 창독(唱讀) / 만세 삼창(三唱) / 사신(辭神) / 역사 강담(講談)축문(祝文) <산남창의지 35p>維歲次 大韓民國 二十八年 丙戌 二月 丁丑朔 十五日 辛卯 大韓光復會 會長 李鍾台 謹遣本會 總務局長 權寧萬 及 禹在龍 安鍾雲 敢昭告于 故大韓國 山南義陣 殉節諸義士之 靈曰嗚呼 讎哉奴倭 囓我祖國 遷我宗器 墟我社稷 賊臣甘心 肥己忘君 是時諸公 誓不共天 憤淚縱橫 忠膽輪囷惟其一死 天彛扶植 國亡義存 身敗名烈 盍此一着 驚動八域 我會光復 亦諸公心 入死出生 血沸至今 循環者天 有往必復 一夜轟雷 得有今日 七月槿花 更發而春 率普同慶 神人共歡 立巖一壑 殉節其地 瀝我衆血 遙奠一斝洋洋涉降 佑我歆我 尙饗(유세차 대한민국 이십팔년 병술 이월 정축삭 십오일 신묘 대한광복회 회장 이종태 근견본회 총무국장 권영만 급 우재룡 안종운 감소고우 고대한국 산남의진 순절제의사지 령왈오호 수재노왜 설아조국 천아종기 허아사직 적신감심 비기망군 시시제공 서불공천 분투종횡 충담윤균 유기일사 천이부식 국망의존 신패명렬 합차일작 경동팔역 아회광복 역제공심 입사출생 혈비지금 순환자천 유왕필부 일야굉뢰 득유금일 칠월근화 갱발이춘 솔보동경 신인공환 입암일학 순절기지 력아중혈 요전일가 양양섭강 우아흠아 상향)세월의 차례는 대한민국 28(병술)년 2월15일 대한광복회 회장 이종태는 삼가 총무국장 권영만과 안종운, 우재룡을 보내어 대 한국 산남의진의 순절하신 여러 의사의 영령들께 감히 아뢰옵니다.슬프다. 저 왜구의 원수들이 우리의 조국을 갉아먹어 종묘(宗廟)를 옮겨가고 나라가 폐허가 되었음에도 적신(賊臣)은 간사하게 임금을 잊고 사욕을 채웠습니다.이러한 때 여러 공(公)은 적과 한 하늘아래 있지 않겠다고 맹서하여 분노의 눈물을 뿌리며 종횡하면서, 크고 훌륭한 충심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나라의 근간을 붙잡으려 하셨습니다.나라는 망했으나 의로움을 세우고 몸은 죽었으나 이름은 남기셨으니 어찌 전국팔도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저희들이 광복을 맞이함은 또한 여러 의사들의 의지이며, 죽을 곳으로 들어가 살 곳으로 나오시니2) 피가 끓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순환하는 하늘의 이치는 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하룻밤 우레가 울려 오늘이 있습니다3).칠월에 나라가 회복되고 다시 봄이 오매 온 나라가[率普]4) 경하하고 신인(神人)이 함께 기뻐할 따름입니다. 입암의 한 골짜기 순절하신 그 땅에서 저희들의 피를 걸러 술잔을 올리오니 양양(洋洋)5)히 강림하시어 흠향하소서추도가(追悼歌) <산남창의지 35p>1. 天地至剛 至正氣가 山南義陣 一擧로다. 背城將卒 殉一場에 大韓臣民 發明이라.2. 天道循環 乙酉年에 驅逐讎敵 하였도다. 天下萬國 全世界에 異口同讚 하려니와,3. 錦繡江山 우리나라 其命維新 하리로다. 奮發할사 同胞들아 烈烈偉績 잊을소냐.4. 爲國愛民 본을받아 獨立精神 기를새라. 於萬斯年 이노래로 記念삼아 하여보세.병술 2월15일 대한광복회강담개기(講談槪記) 강론에 대한 대강의 기록 <산남창의지 36p>제례를 마친 후에 광복회에서는 대한독립을 위한 운동 역사를 강론하기를 “우리 운동자들은 의병으로, 광복회로, 기미 3.1운동으로, 상해임시정부로, 의열단으로, 기타 각종의 운동을 계속하여 오십년간 만사일생(萬死一生)의 용기를 다하여 산과 바다를 피로 적시며 과감하게 활약하여 오늘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함에 청중은 무한한 흥분으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산남창의지 상권 끝 -각주)
1) 을유(乙酉) - 단기 4278년, 서기 1945년2) 入死出生(입사출생) - 도덕경에 출생입사(出生入死)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임을 말함3) 一夜轟雷 得有今日(일야굉뢰 득유금일) - 입암전투의 순절로 오늘의 광복을 맞았다는 표현인 듯하다.4) 솔보(率普) - 率土之濱 普天之下(솔토지빈 보천지하)의 준말. 전 통치권이 미치는 모든 영역5) 양양(洋洋) - 뜻한 바를 이룬 만족감을 외모와 행동에 나타내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