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딱 한달이 지나갔다. 열두 달 중 한 달, 365일 중 31일이 지나가버렸다. 코로나19가 시간을 멈추게 만들었지만 세월은 또 이렇게 무심히 흐른다. 작년 한해를 돌아보고 올해도 반복된다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보통사람인 우리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으니 어쩌랴. 정환직(鄭煥直) ④ <山南倡義誌 卷下 5~7p> 비록 요순(堯舜)1)의 성군(聖君)이라도 실로 다스리기 어려울지라. 고종의 현명함으로도 교화가 백성에게 미치지 못하여 한숨을 쉬면서 서글프게 탄식하며 말씀하시기를 “짐이 즉위한 지 40년만에 백성들은 편안한 날이 없고 국운은 망해가니 어찌 원통함을 견딜 수 있으랴. 경에게 다시 삼남(三南)의 도찰(都察)을 맡기니 경은 힘쓸지어다.” 앞서 삼남을 순찰함에 탄핵받은 시정자가 많았는데 당시의 집정자가 그 충직함을 꺼려 강용구를 시찰사로 삼아 그를 추격하게 했으니 그 친인척 일가들이 지방의 수령이 된 자들이 많았음이다. 강용구에게 선생을 따르던 무리들이 항거하려 하자, 그것을 말리며 이르기를 “불가하다. 저들이 어명(御命)으로 나를 핍박하니 신하된 도리로 임금에게 항거할 수 없다.” 하고 경성으로 돌아와 수감되니 황제께서 그를 어여삐 여겨 시종원(侍從院)으로 불러들였다. 이에 엎드려 울면서 아뢰기를 “신(臣)은 먼 지방의 보잘것없는 집안으로 감히 넓고 두터운 큰 은혜를 입사와 죽기로 나라의 은혜를 갚고자 맹서하였습니다. 그러나 백 가지 요사스러움이 뒤를 엄습하여 몸을 허용할 곳이 없으니 관직을 사양하고 귀향하여 남은 생을 보내고자 하나이다.” 황제께서 타일러 말씀하시기를 “지금 외국의 모욕이 막대하여 나라에 사직을 받들 신하가 없으면 천하와 후세에 두려움없이 악한 짓을 행할 것이 아닌가. 경으로 하여금 좌우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짐이 화천지수(華泉之水)2)를 취하여 경에게 마시게 하고자 하노라”. 선생이 땅에 엎드려 울면서 아뢰기를 “주상이 근심하면 신하는 황공하고, 주상이 모욕을 당하면 신하는 죽음으로 대항하는 것이 고금의 세간에 널리 통하는 도리입니다. 신이 비록 재주 없으나 감히 주나라의 부신(富辰)과 한나라의 제갈첨(諸葛瞻)3)을 본받아 한 번 죽음으로 보국(報國)하겠나이다.” 이후로부터 고향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을사늑약 후에 상하 인심이 끓어오르고 왜적이 대소의 정사를 간섭하지 않는 것이 없는지라. 황제는 오열하면서 말씀하시기를 “경은 화천지수를 아는가?” 짐망(朕望:짐은 바라노라)의 두 글자를 하사하시거늘 이때에 적의 감시가 심한 까닭으로 말없이 눈물을 머금고 물러났다. 장자(長子) 용기를 불러 가로되 “나는 나라의 중대한 명령을 받아 죽음으로 보국하려 하니 너는 집으로 돌아가라.” 하니 용기가 군신(君臣)과 부자(父子)는 한 가지라는 뜻으로 울며 말한다. 강상(綱常)4)의 큰 도리를 사사로운 정으로 강제로 말리지 못하고 용기를 영남으로 내려보내 의병을 일으키게 하였다. 한 달 뒤에 따라서 경상도로 내려가 경상도 각 읍을 돌면서 많은 사람들을 심방(尋訪)하고 다시 경성으로 돌아오니 때는 광무10년 병오(丙午:1906)년 정월 그믐이었다. 퇴직한 동료 관원들과 더불어 군사에 대한 계략의 급한 일을 논의하며, 혹은 흩어진 군인들에게 금품을 주어 구제하였다. (계속)                                             각주) 1) 요순(堯舜) - 옛 중국에서 요임금과 순임금은 덕으로 나라를 다스려 태평한 시대를 만든 대표적인 임금들이다. 2)  화천지수(華泉之水) - 화천(華泉)의 물이라는 뜻으로, 주군을 살리기 위해 화천의 물을 떠 오라고한 신하의 충절을 이르는 말이다. 제(齊)나라 경공(頃公)의 대부 봉추보(丑父)가 제나라 경공의 병거 오른쪽에 서서 호위하다가 경공이 사로잡힐까 두려워 자리를 서로 바꾸어 자신이 경공인 것처럼 가장하고, 경공에게 내려가 화천(華泉)의 물을 떠 오라고 해 달아날 수 있게 했다.<사기(史記) 卷32 제태공세가(齊太公世家) 第2> 3) 부신(富辰)과 제갈첨(諸葛瞻) - 부신은 주나라의 대부로 적이 침입해왔을 때 적은 군사로 싸우다 전사하였고, 제갈첨은 제갈량의 아들로 위나라와의 전투에서 마지막까지 싸우다가 “吾力竭矣,當以一死報國(내 힘이 다하니 한번 죽음으로써 나라에 보답하겠다.”고 외친 후 자결하였다. 4) 강상(綱常) - 삼강과 오상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곧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이른다.  三綱(삼강) 君爲臣綱(군위신강) : 군신의 도리, 충성(忠誠), 父爲子綱(부위자강) : 부자의 도리, 효도(孝道), 夫爲婦綱(부위부강) : 부부의 도리, 정조·절개,    오상(五常) 父子有親(부자유친) : 가내도덕, 君臣有義(군신유의) : 사회도덕, 長幼有序(장유유서) : 질서,  朋友有信(붕우유신) : 信賴, 夫婦有別(부부유별) : 分別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2 07:59:50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