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 “현장체포 안해” 불만… 직무유기 거론
경찰, “현행범 체포기준 따라 적법한 법집행” 주장
조용한 시골마을 소규모 관급 공사현장에서 공사감독 책임자인 마을 이장과 공사업체 현장소장 간 쌍방폭행 사건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까지 이르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마을 이장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초기대응을 문제 삼으면서 전 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과 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지난 16일 오후 2시경 화남면 귀호리 ‘별별청백리 사랑방 리모델링 공사’ 현장.
이날 화남면 귀호리 마을 이장 A씨와 이 마을에서 ‘별별청백리 사랑방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공사업체 현장소장 B씨 간에 사소한 말다툼 시비가 끝내 폭력으로 이어졌고, 양측이 서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영천경찰서에 맞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마을이장 A씨의 주장에 의하면 이날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현장에서 만나 협의를 좀 하자는 공무원의 전화를 받고 현장에 가서 공사시행 업체 관계자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 입버릇처럼 반말을 하자 ‘내게 말 놓으면 나도 말 놓겠다’는 등 실랑이를 했다.
이 과정에서 격한 말이 오가면서 시공사 관계자 B씨가 마을이장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쳤고, 도망 갈려는 B씨를 가지 못하게 옷자락을 잡고 112에 신고를 하자 왼손 엄지손가락을 꺾어 버렸다는 것이다.
A씨는 현장 출동한 경찰에게 엄지손가락과 피가 흐르는 손을 보여주면서 임의 동행 및 현행범 체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사건발생 보고를 하겠다며 B씨를 일단 귀가 조치 시켰다는 것.
마을이장 A씨는 경찰의 대응에 불만을 품고 이날 파출소와 경찰서를 찾아가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은데 대해 항의하고, 병원에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고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이어 A씨는 이튿날인 17일 최기문 영천시장을 찾아가 관급공사를 하다 공사와 관계없는 조폭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상해를 가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공사 시공업체측 관계자 B씨는 “공사 진행 과정에 마을이장 A씨가 수시로 트집을 잡고 말 바꾸기를 해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담당공무원의 중재하에 공동 협의를 하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만났다”며 “거친 말이 오가고 내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A씨가 떠나려는 사람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대는 바람에 목이조여 어쩔 수 없이 뿌리치는 과정이었고, 화남파출소 경찰관이 출동해 현장 확인까지 다했다”고 주장했다.
B씨도 지난 18일 진단서를 첨부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건전한 건설업자를 조폭과 행동대장으로 표현하면서 SNS로 온 동네방네 유포한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경찰서 수사관계자는 “이 사건은 쌍방폭행 사건으로, 19일 참고인 조사를 시작으로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법치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 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마을이장 A씨는 지난 1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관급공사 조직폭력배 개입 상해 진단 3주사건 현장에서 임의동행 및 현행범 체포요구를 하였으나 귀가 조치함’이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렸고 23일 현재 19명이 동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