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서울, 부산시장 선거가 지난주 막을 내렸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여당이나 압승한 야당까지 이번 선거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의 울림이 크다. 특히 정치인들이 눈여겨보고 가슴깊이 새길 대목이 뚜렷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정권의 내로남불과 불공정, 독선과 오만에 대해 그동안 참고 참았던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보면 딱 맞다. 정권초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쓰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더니 반시장, 친노조 정책으로 비정규직만 양산해 근로자들의 소득은 줄고 일자리는 질이 크게 떨어졌다. 탈원전 정책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만든 원전을 폐쇄하고, 집값 잡는다고 24번씩이나 부동산 정책을 바꿔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만 올라가고 집 없는 서민은 집을 살 수 없는 처지로 내몰았다.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하더니 자기들만 온갖 꼼수에 특혜는 다 누리며, 남에게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스스로의 부정에는 눈을 감는 몰염치를 보여줬다. 그들의 도덕적 해이와 위선적인 모습에 절대 지지를 보이던 청년층조차 실업과 고용악화에 불만이 쌓여 마음을 돌렸다. 청와대 관사에 살면서 ‘영끌’한 돈으로 재개발 예정지에 상가를 사고, 전셋값 5% 이상 올리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법 통과 직전에 세입자한테 두 배, 세 배씩 올려 받아먹었다. 이른바 진보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이렇다. 본질적으로 이야기 하고, 백번 양보해 욕심 없는 사람 없다고 치자. 사람이면 누구라도 부동산을 사서 그것을 통한 돈벌이도 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들한테는 투기하면 안 된다고 떠벌려 놓고 자기들은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나. 차라리 어느 인사의 말씀처럼 ‘오늘 당장 집 사세요. 무조건 오늘이 제일 싸요’라고 말하면 피로도나 덜하지. 코로나19가 터지자 K방역을 자랑하며 자화자찬 했건만 아직 확진자 발생숫자는 여전하고 백신 도입 시기를 놓치고 접종은 꼴찌를 면치 못하면서 눈가림으로 일관하고 있다. 맑고 깨끗하리라 믿었던 페미니스트 아이콘들이 성추행이라는 입에도 담기 싫은 범죄에 휘말려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현실 앞에서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이다. 지난해 총선 때는 야당이 위성정당 만드니까 새 선거법 만든 당사자들이 따라서 만드는 위선을 보이고, 이번엔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패거리들이 당헌까지 바꿔가며 뻔뻔하게 후보를 내놓고 쇼를 펼쳤다. 부동산으로는 절대 돈 벌지 못하도록 한다면서 자기들은 앞장서서 투기를 해댔고, 자신들은 아무리 잘못해도 지난해처럼 표를 몰아줄 줄 알고 오만에 빠져 국민들 보기를 졸로 아는데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이번 선거 결과는 촛불민심들이 걸었던 기대감에 당과 정부의 실정이 이어지면서 반칙과 배신, 오만 등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의 격한 반감과 공분의 산물이다. 사실 촛불이 타오를 때만해도 민심은 진보쪽이었고 이 정권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이쯤 되면 ‘내로남불’이라는 말조차 아까운 표현이다. 언행일치도 없고 역지사지도 찾아볼 수가 없다. 도대체 정책이란  정책은 하나같이 믿을 것이 없고, 국민들은 마음이 완전히 떠났다. 이 대목에 지역의 정치인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 보인다. 사람 마음이 그렇고 민심이란 게 그렇다.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바뀌는 게 그것이다. 선거 전에는 간이라도 내줄 듯 하던 마음이 선거가 끝나면 돌변하는 것이 정치인의 태도인가 묻는다. 표를 얻기 위해 조아렸던 고개가 당선되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뻣뻣해지고 목소리부터 커지는 현상 앞에 시민을 과소평가 하지 말라고 전한다. 시민이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은 있을 수 없다. 소속된 당의 힘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소통하지 않는다면 민심이란 손에 움켜진 모래처럼 어느 순간 조금씩 빠져나갈 것이다. 다시 한 번 지난 선거 때 했던 공약들 잘 지키고 계시는가 물어본다. 지금 이 시각 혹 시민들을 속이고 있는 건 없는지 묻는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영화 제목에나 있는 것이지 부글거리며 떠난 민심에 두 번은 없다는 사실을 서울과 부산에서 배우고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주민들한테는 염장을 지르면서 자신만이 절대선이라는 오만과 도취에 빠져 민심을 얻을 방법은 없다. 그래서 다시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는 게 중요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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