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그 속엔 짜릿함과 자긍심이 함께 있어
지역에 기반둔 경영인으로서 도리 다 할 뿐
사업체를 경영하며 우수한 경주마를 발굴하고 사회적 기부까지 적극 나서 각계각층으로부터 추천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있다. 이종훈 ㈜에이스나노켐 대표다.
그가 보유한 말 중에 경주마로 등록한 말만 25두(부산경남경마공원 20두, 서울경마공원 5두)에 이른다. 그 중에는 우리 지역명인 ‘영천’이라는 이름을 단 말이 10두다. 영천에이스, 영천더비, 영천어벤저, 영천질주, 영천시대 등등...
그와의 만남은 지난 5월 28일 영천시청에서 투자유치 MOU 체결에 앞서 오랜 친분을 유지해 온 안규섭 행정지원국장실에서 약 20여분에 걸쳐 짧게 이루어졌다.
먼저 기업을 경영하면서 어떤 연유로 마주가 됐는지부터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2005년경 승마를 좋아하는 지인이던 모 대구시의원의 권유로 말을 구입하게 됐고 그때부터 말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고 한다.
경주마의 이름에 ‘영천’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특별한 이유에 대해 어릴 적 외가인 교촌동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2014년경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토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지으려 할 때 회사의 성공과 지역을 홍보하는 의미로 말이름에 처음으로 ‘영천에이스’를 쓰기 시작했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것.
그런데 의외로 영천에이스가 좋은 성적을 내고 상금을 많이 받자 그 이후로 ‘영천’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 8월 ‘영천에이스’가 첫 출전에서 우승을 하자 지체없이 상금에다 사비를 보태 영천시장학회에 3천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또 ‘영천에이스’가 이듬해 코리안 더비에서 우승해 6억원 가량의 상금을 획득하자 ‘드림영천’이라는 경주마를 구입해 장수목장에서의 위탁 사육비까지 부담하며 영천시에 기증했다. 뒤에 드림영천은 1위 3회, 2위 1회, 4위 1회 등으로 총상금 9천7백여만원을 벌어들여 영천시 세수에 보탰다.
이외에도 국내 최초로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출전했던 ‘석세스스토리’와 ‘레이싱캘러퍼’, ‘벌마의꿈’ 등 경주마로서 생명을 다한 퇴역마 총 10두를 2015년 이후 꾸준히 영천시에 기증했고 주변의 마주들에게도 영천시에 퇴역경주마를 기증할 것을 권유하는 등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가 기증한 10두 중 현재 3두는 승용마로 사용 중이며, 7두는 재매각 또는 불용 처리됐다.
이 대표는 “우연히 마주가 됐지만, 경주마 최고의 무대인 두바이에서 ‘석세스스토리’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마주로서 짜릿함과 자긍심이 생겼다”며 “우리 산업의 한 축인 말산업에 종사하는 것에 대해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보유한 말들이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는 비결에 대해서는 “사실 마주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고 조교사에게 맡긴다”며 “모든 공은 어렵고 힘든 일들을 다한 조교사, 관리사들 덕분”이라며 겸손해 했다.
2024년에 완공돼 개장되는 ‘렛츠런파크 영천’의 성공 조건에 대해서는 “영천시민이 먼저 경마를 사랑해야 하고, 경마가 도박이나 사행업이 아니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범주와 측면에서 조명되고 경제적 가치도 찾아야 한다”며 “말 관련 인프라가 조성되고 ‘렛츠런 파크 영천’이 세계적인 말 테마파크로 조성되면 영천도 제주도에 버금가는 말산업 중심도시로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말산업이 국가경제는 물론 농어촌 발전에 기여하는 대표적 산업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우리 말도 해외로 수출하는 날이 오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에이스나노켐은 2010년 경산에서 시작해 2014년 영천에 2공장을 설립했고, 이날 MOU를 통해 라인 증설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유일의 반도체연마제(콜로이달실리카)를 생산하는 소재전문회사로 매출액 190억원, 고용인력 37명이며, ISO9001 및 ISO14004 획득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