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배달 오토바이들의 횡포가 장난이 아니다. 도로 한복판 신호대기선 맨 앞에는 언제나 배달 오토바이가 장악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기 위해 자동차 사이를 미꾸라지처럼 비집고 빠져나와 앞자리를 선점하고, 신호가 바뀌면 엄청난 굉음을 쏟아내며 질주한다. 배달은 속도와의 전쟁이다. 빠르게 상품을 전달해 주기를 원하는 주문자와 많은 건수가 수익인 오토바이 라이더의 이해가 속도의 전쟁을 부추기며 이들은 늘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배달 오토바이의 불법 질주를 시내에서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노인들을 포함해 사람이 다니는 인도의 틈새를 비집고, 여러 사람이 건너는 횡단보도를 질주한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배기장치까지 개조해 고정된 엔진 출력을 상승시키는데 이때 생기는 소음은 우리의 평온한 삶을 흔든다. 고층 아파트와 주택 사이를 주행할 때는 엔진 폭발 소음이 사방에 튕겨 증폭되고 사라질 때쯤 또 다른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가 더해진다. 소리는 밤에는 더 증폭되는데 야식 배달과 새벽 배송의 일상화로 24시간 우리네 삶 곳곳을 파고든다. 잠이 모자란 현대인에게 불을 끄고 눈을 감는 시간 울리는 오토바이의 굉음은 고문에 버금간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스트레스는 실로 가늠하기 어렵고 도를 넘긴 듯 보인다. 하지만 배달 서비스가 증가한 코로나 시대, 비대면 상황에서 그들의 존재는 분명 우리의 삶을 이어주는 또 다른 편리함의 하나인 것을 인정한다. 날씨와 시간을 극복하며 음식과 상품을 날라주고 방문할 수 없는 음식점, 옷가게, 마트를 대신 방문해주는 든든한 발이다. 그들은 어쩌면 이 시대 유통의 천사일 수도, 위험한 시한폭탄 같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다른 사람들의 편안한 삶을 방해하고 안전까지 위협하며 불법 운행을 한다면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영천경찰서가 이 달부터 한 달간 ‘이륜차 교통법규위반 행위 집중 단속’을 한다고 밝혔다. 경찰력을 이용해 단속을 강화하며, 시민 제보를 통해 벌어진 틈을 메우고 있으나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는 그들의 경험을 이길 수 있을지 고개만 갸우뚱 거려진다. 게다가 처벌은 약하고 기동력에서 뒤처진 단속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어쨌든 현 상황에서는 시민의 안전과 삶의 편리 가운데 균형 있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 판단해야 한다. 더불어 배기 소음의 해결책으로 전기오토바이 보급에 힘써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전기오토바이 보조금 지원 제도를 확대하고 이를 채택한 업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전기를 이용한 모터로 운전하므로 소음이 없고, 배기가스도 발생되지 않아 대기 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 또한 보급되는 오토바이의 등록을 강화하여 전면에도 후면부처럼 번호판을 달아 단속의 정확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이와 함께 오토바이 불법 개조에 대한 처벌도 배기 소음 기준에 따라 현실에 맞고 강하게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처벌과 규제보다는 무엇보다 의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당장 지난달부터 시행중인 안전속도 5030정책은 빠르게 자리 잡아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7%, 시 단위 도심의 경우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배송을 요구하는 우리 의식도 바꿔야 한다. 또한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5030제도처럼 적극적인 계도로 라이더들이 의식이 바뀌도록 해야 한다. 적극적인 실천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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