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는 16개 읍면동(읍사무소 1개, 면사무소 10개, 동사무소가 5개)으로 구성되어 있는 관공서이다. 읍·면·동사무소는 풀뿌리민주주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한다. 요즘 이들 관공서마다 이색적인 면도 많아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읍·면·동장의 영향력이 가장 커보인다.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 기관장은 시청 각 부서 못지않게 중요하고 또한 보람 있다고 한다.
본지는 지역 내 마을 이.통장들을 통해서 주민에 대한 민원고충, 애로사항 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장으로서, 또한 지역 발전에 막중한 역할을 하는 읍·면·동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우리 읍·면·동장 최고야’를 기획물을 마련했다.
영천 인구의 30%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동부동을 책임지고 있는 조한웅 동부동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교육문화센터 건립과정의 어려운 기억 생생한 추억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민들 만날 것
조한웅 영천시 동부동장은 88올림픽의 함성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88년 11월 지금 근무하고 있는 동부동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이라는 것은 절대 안 잊혀지듯이 언젠가는 다시 한 번 동부동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간절함이 통했든지 지난해 7월 동부동장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중앙동에서 태어났지만 동부동은 마음의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장으로 부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지난 동부동 근무시절 통장님들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그 당시 16개통에서 통장을 맡으신 분들을 찾아뵙고 일일이 안부 인사를 전하는데 돌아가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네 분만이 건강하게 예전 그 모습을 간직하고 계셨다. 혼자 늙어서 다시 돌아온 것 같아 머쓱하기도 했다.
30년 세월동안 동부동은 많이 변해 있었다. 그 당시엔 아파트라 해봤자 문화아파트, 주공아파트, 금성아파트 정도였으며 조교·언하·신기동은 농촌, 망정·야사동은 일부 밀접지역만 빼면 거의 야산이었다. 또한 오후에는 전 직원이 쓰레기를 주우러 다녔을 정도로 행정업무가 단순했다.
이런 동부동이 스산했던 우로지는 영천 최고의 힐링 명소로 바뀌어 있었으며, 영천인구의 30%가 살고 있는 인구밀접지역인 만큼 아파트 숲을 이루어 16개통이 53개통으로 늘어나 있었다. 다시 돌아온 동부동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새로운 변모가 놀라웠다.
지난 33년의 공직생활을 뒤돌아보면 그냥 돈 벌려고 시작한 공무원이 경력을 쌓아가면서 공무원이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걸 느끼게 되고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더 편할까, 더 좋아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힘들었던 일도 지나고 나면 보람이고 내공을 다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공직생활로 접어들게 된 인생의 전환점은 해병대 입대라고 할 수 있다. 철없는 대학시절 1년을 아무 생각 없이 무위도식하며 지내다가 군에라도 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에 해병대에 지원했는데 그렇게 힘든 곳이 없었다.
사회에 나가면 뭐든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공무원 시험을 보게 되었고 다행히 합격해 내가 태어난 곳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해병대에서 빨간 명찰 달았다는 자긍심으로 지역 전우회에 소속되어 나름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1990년 2월 본청으로 근무지를 옮기고는 신녕면, 서부동, 중앙동 6년여를 제외하고는 거의 본청에서 근무했다.
2003년 신녕면에서 환경보호과로 전보돼서 현대화쓰레기매립장 그린환경센터 건립과 2013년 사회복지과 근무 시 지금의 평생학습관인 교육문화센터 건립 과정의 힘들었던 기억들은 지금 생각하면 추억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2년6개월의 비서실장직은 본인의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할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보직이었다.
처음 인사발령이 났을 때는 “이젠 죽었다”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고향에서의 공직생활이라 여러 단체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런 개인 활동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직 기간 동안 지역 곳곳을 다니며 많은 분들을 만났으며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공직생활의 큰 자산이 될 정도였다.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 2년여는 어느 위치에 있던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현재는 동부동장으로서 할 일을 찾아 주민이 행복한 동부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현장을 많이 찾아다니고 많은 주민들을 만나서 현장 맞춤형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동부동
동부동은 인근 신축아파트 입주로 인구가 많이 빠져 나갔지만 올해 12월 야사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이 완료되고 국민체육센터와 노인복지관이 들어서고 2024년 말 행정복지센터가 이전되면 우로지 생태공원과 자연숲의 힐링공간, 문화예술공간과 어우러져 정주여건이 가장 좋은 동부동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