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정부는 7월부터 방역수칙을 대폭 완화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 수준의 방역 상황이면 다음 달부터 지역을 포함한 비수도권은 지금 상황 유지 시 사적모임 제한이 없어진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일상으로의 회복에 기대감이 크다.
지역의 코로나19 상황도 6월 중순경에 예사롭지 않더니 다행히 다시 안정을 찾았다. 지난해 2월 들불처럼 번질 때 빼고는 나름 ‘Y-방역’이라 부르며 확진자 발생이 거의 없었고 방역에도 모범을 보였던 우리다.
그러던 것이 며칠 사이에 학원발 확진자가 대량으로 쏟아져 한때 주민들과 방역당국을 긴장케 했다. 자가격리 중이던 많은 학생들이 해제 전 검사를 받았고 1명의 양성반응을 받은 외에는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 지역이 어쩌다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는 복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오랜 거리두기와 방역조치에 지친 시민들의 피로감 누적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그 넘치는 피로감이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들었고 해이해진 정신력이 그런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짐작이 된다.
지금 60세 이상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가장 확실한 안전벨트는 백신접종 밖에 없다. 지역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만으로는 미흡하다는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백신 수급도 문제지만 백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도 있어 접종률이 낮다는 소식도 있다. 백신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문제야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백신 생산 및 공급 상황과 연계돼 잇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민감한 주민들의 접종 기피현상은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적극 해소해야 하겠다.
백신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도 문제지만 맹신도 문제이긴 하다. 백신을 너무 믿은 나머지 접종과 동시에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함부로 처신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경우다.
전에도 한번 짚었지만 우리 사회에 집단 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단체 줄넘기나 군대의 유격훈련전 PT체조 구령같은 것이다. 한사람의 실수만 있어도 구성원 전체가 그 굴레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아직도 코로나19의 위험 요소들은 적지 않다.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 방역 긴장도도 떨어진다. 방역당국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자체적으로라도 상황별로 촘촘한 방역 가이드라인을 정해 알리고 관리해야 하겠다.
이번에 발표한 개편안은 한마디로 자율적 책임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거리 두기라 본다. 시민들의 피로감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현 상태의 거리 두기와 방역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1500만 명까지 돌파한 백신 접종과 안정적인 확진자 추이,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한 새 개편 체계의 긍정적 결과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한다. 2년째 이어진 시민들의 협조와 땀이 거리 두기 완화의 토대가 된 것이다.
2학기 전면등교는 일상 회복의 상징적인 관문이 될 수 있다. 정부와 방역당국, 시민 모두가 협력해 7월의 거리 두기 개편이 2학기 전면등교로까지 이어지는 코로나19 탈출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2학기 전면등교까지 이뤄지면 사실상 개인의 삶을 옥죄던 규제의 상당 부분이 풀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도 백신을 70% 이상 맞을 때까지 절대 경각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 쉽사리 긴장을 늦추고 마음을 푼다는 건 우리 모두를 위해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