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불평등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그러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가난은 여전하다. 오히려 빈부 격차는 심해진다. 코로나19는 불평등의 골을 더 깊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권력있고 가진 자들은 탐욕의 눈에 불이 타오르고 입으로는 침이 질질 흐른다.  소득 상위 10%의 그룹이 전체 소득의 50% 이상을 챙겨가고 이런 소득 쏠림 현상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이를테면 성남시의 대장동 같은 개발과 원도심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재개발로 생기는 이익은 모두가 그들 몫이다.  이런 개발의 빛과 원주민 또는 가난한 이들의 그늘은 늘 맞닿아 있다. 1970년대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나 `뫼비우스의 띠`는 재개발 빈민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반세기가 지났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그때보다 더 커진 파이는 절대 함께 나눠 먹는 게 아니었다. 함께 나누고 모두가 만족하는 개발은 애초에 없었다. 힘 있고 가진 자들의 이글거리는 탐욕만이 있었을 뿐이다.   코로나도 돈있고 권력있는 사람의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않는 형국이다. 꼭 악조건 이기며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들이 먼저 감염되고, 늘 쉬운 상대인 비정규직이 실직하는 비극이 벌어진다.  팬데믹도 그렇지만 꼭 보면 무슨 일이든 사회적으로 약한 자에게 가혹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무료 급식이 중단돼 취약계층은 끼니도 못 챙기고, 노점상이나 소규모 영세업체들은 생활고에 이은 생계의 위협을 호소하며 폐업까지 한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임에도 있는 사람들은 돈으로 철통같은 방어를 하지만 마스크마저 자비로 마련해야 하고 비좁은 공간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콜센터 직원들에게 먼저 왔다.   교육 불평등과 교육의 질 저하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온다.  이같은 교육현장의 문제를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증원으로 풀어야 했지만 원격수업으로 가다보니 교육 격차는 심화되고, 이는 곧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지는 상황이 된다.  연쇄적으로 농민들은 원격수업의 영향으로 급식이 중단으로 인한 판로 감소와 일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형편이다.   가난이 묻는다. 세상이 왜 이렇게 야박하냐고, 물려받은 것 없고, 재능과 학벌도 없고, 게다가 운마저 없다면 어떻게 돈을 버느냐고 묻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사람들은 절대 믿을만한 존재가 아니니 나 자신만을 믿고, 스스로 이 세상을 뚫고 이겨 살아 남아야 하지만 승자독식의 구조앞에 어떤 방법으로 이기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삶이 왜 이다지 서러운지 묻는다. 그러나 세상은 가난과 불편한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 정치는 가난의 불안과 위험을 덜어 주지 못한다.  `사람이 먼저`라던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불공정하고, 엉뚱한 일에 하세월이고 지역에도 예산 규모만 늘어났지 경제 활성화는 어디가고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할 뿐이다.  백년 먹거리 창출하고 ‘부자 영천’ 만들겠다던 그 많은 정치인들은 다 어디로 가고, 기름기 번들거리는 몇 안되는 이들만 빼면 현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다. 이제 막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그러면서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진다. 추우면 늙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고 고통스럽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꼭 약자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영천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마음마저 추워지지 않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가슴을 포근하게 감싸 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곳이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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