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는 16개 읍면동(읍사무소 1개, 면사무소 10개, 동사무소가 5개)으로 구성되어 있는 관공서이다. 읍.면.동사무소는 풀뿌리민주주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한다. 요즘 이들 관공서마다 이색적인 면도 많아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읍·면·동장의 영향력이 가장 커보인다.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 기관장은 시청 각 부서 못지않게 중요하고 또한 보람있다고 한다. 본지는 지역내 마을 이.통장들을 통해서 주민에 대한 민원고충, 애로사항 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장으로서, 또한 지역 발전에 막중한 역할을 하는 읍면동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우리 읍·면·동장 최고야’를 기획물을 마련했다.
첫 공직생활을 농업직에서 시작했다가, 5년이 지난 1996년 세무직 공무원으로 전직, 성실한 공직생활로 시정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이명희 고경면장을 만나 지난 3여년의공직생활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모든 일은 90%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10%의 연관성을 생각하라”
열심히 일하면 뭐가 되도 된다는 일념으로 공직생활 30여년을 이어온 이명희 고경면장.
올해 7월 고향 고경면에 부임해 흩어져 있는 주민들의 단합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이 면장은 1991년 12월 농업직으로 임용돼 첫 발령지인 북안면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 면장은 처음에는 농업직이라 주민들이 별로 대우도 안 해 주고 등한시해서 그런지 일에 대한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코로나19 마스크 대란때 서울 오가며 마스크 등 구입
`경북형 마스크` 실적 평가 ... 23개 시군 중 대상 차지
보직 옮기는 곳 마다 일도 많고 상복도 많아 일할 맛 나
어느날 부서장 호출 회의 시간에 다른 선배 기수들은 관련 자료 준비에 한 손 가득 서류를 들고 왔는데 신입인 이 면장은 수첩만 하나 달랑 들고 회의에 참석했다.
신입이라 봐줄 만도 했을 것인데 부서장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엄청한 꾸지람으로 그 자리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당시에는 부끄러움에 그만두고 싶었지만 내 잘못도 있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서 지금까지 공직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그렇게 혼을 내어 주신 부서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때 고쳐진 나의 생활 습관이 매사 신중하고 열심히 하는 직원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들로 농업직이었던 내가 세무직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1996년 10월 도에서 치러진 전직 시험에 합격해 세무직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10여년의 세정과 근무로 우수한 성적도 거뒀다. 세정과에서 근무하면서 2013년부터 지방세 분야 기관평가 연속으로 대상, 최우수상, 장려상 등 3년 연속 상을 수상했다.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부서원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여서 더 값진 성과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면장은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상복은 좀 있는 편이라고 말하며 열심히 한 결과라고 스스로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다.
이명희 면장이 자리를 옮기는 곳마다 일도 많았으며 그 일을 잘 처리하고 나면 상이 따라 와 일할 맛도 났다고 회상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 7월 회계과 계약담당을 맡고 있을 때 그 다음해 초에 코로나19가 발생해 우리나라의 최고의 위기가 닥쳤을 때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을 때 이 면장의 업무는 마스크를 공수하는 일이었다.
그때는 하늘에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직원들과 밤을 새며 고민하고 서울을 수시로 오가며 마스크와 체온계를 구하는데 전념을 했다.
이렇게 힘들게 구해진 마스크와 체온계는 지역 저소득층과 어려운 계층의 주민들에게 전달되어 코로나19 예방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아 보람을 많이 느꼈다.
이걸 계기로 영천시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코로나19에 안전한 마스크를 제작해 배부하게 되었고 이런 일들은 도에서 진행한 ‘경북형 마스크’ 실적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23개시군 중 1위(대상)을 차지해 시상금 3억원을 받았다.
그 당시 이 면장은 다른 시군에서는 10개 미만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했지만 개수에 제한없다는 점을 착안해 41개의 시험 성적서를 제출한 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 시정에 관련된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해 선정되고 반영된 것은 개인의 영광일 뿐만아니라 시정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명희 면장은 “고경면이 면적이 넓고 가지처럼 뻗어 있어 주민들의 단합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않은 면이지만 고향이라는 프리미엄을 살려 임기동안 주민들의 복지와 단합을 위해 힘껏 노력하겠다”며 “잘하고 못하고는 간발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열심히 하고 다했다고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연계되는 것을 찾아본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면고경면은 영천시내에서 11.4km, 동북방향으로 위치해 있으며, 동쪽으로 도덕산, 천장산 준령을 끼고 도암 평야를 휘감아 돌며, 곡창지대를 이루었고 영천~포항간 중간지점에 위치해 사통팔달 편리한 교통의 요지로 도농 복합형태의 살기 좋은 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