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은 한국 영화계의 큰별이었던 신성일씨가 영화같은 인생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3주기 추모식이 있을 예정인데 주최는 평소 고인과 친분이 있었던 몇몇과 그를 기리는 시민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20여명이 될 거라는 소식이다.
관계자들의 전언을 빌자면 고인의 유족들도 코로나를 이유로 고인이 생전에 살았고 영면에 든 한옥집인 ‘성일가’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따로 어느 사찰에서 그를 기린다고 한다.
그가 3년전 별세했을 때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어려웠던 시절 수많은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고인을 위해 ‘신성일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실제로 그는 6~70년대 한국 영화계의 최고의 스타로 출연한 영화만 500편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당시만 해도 경북도와 영천시가 공동으로 한국 영화계의 거장인 그의 기념관을 건립해 관광객을 모으고, 성일가와 연계한 관광의 시너지 효과로 지역 문화예술인 기념시설로 조성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신장하겠다고 약속해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총선에 출마한 한 후보는 기념관을 대한민국 영화박물관으로 확대해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부터 국비까지 확보해 우리나라에서 최고가는 영화박물관으로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또한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영천향우들도 국민배우 고 신성일에 대한 많은 추억과 전국적이고 역사적인 인물이 우리 지역과의 인연과 정착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며 자랑스러워한다.
이런 기대에 영천시도 총사업비 85억을 들여 6213㎡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기념관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부지확보라는 난관에 부닥쳐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시가 당초 기념관과 함께 관광객 맞이 등 주변 편의시설 마련을 위해 확보하려던 주변부지 매입과정에서 토지 주인들과 협상 노력을 했으나 보상가를 두고 심한 의견차이를 보이며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시의 입장에서는 이 부지를 확보해야 도시관리계획 결정 용역을 할 수가 있다.
우리는 지주들의 대승적인 결단을 기대하지만 영천시의 소극적인 대처에도 안타까움을 표한다.
보상가의 입장 차이가 커면 신속히 대안을 마련해 추진하던지 그게 아니라면 최 시장이 직접 나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시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 범위를 알리고 이를 동네 주민들과 공유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함에도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형국이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3주기가 됐다. 유족들의 입장에서도 건물과 토지를 덜렁 기부체납 하기는 했지만 일이 지지부진하니 힘이 빠질 것이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대배우가 10여년간 삶의 터전을 우리 지역으로 옮겨와 우리와 같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동시대를 살다간 인연인데 구슬을 잘 꿰어 보배로 만들면 우리의 자산이 될거라며 안타까워 했다.
자칫 우리가 이 문제를 길게 끄다가는 기념관 건립이 무산되고 받아놓은 예산마저 반납해야 하는 일이 생기고, 고인과 유족들의 숭고한 뜻과 정신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기로에 서있다.
영천시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