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가 지난달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제1호 농업명장을 선정하고 인증패를 수여했다. 앞서 시는 침체된 지역의 농업과 농촌을 변화시키려는 선구적인 농업인을 발굴하여 농업명장으로선정하고자 ‘농업명장 선정 및 지원 조례’도 제정했다. 이에 따라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평가를 위해 공고를 통해 선발된 외부 전문가 3명이 영농 현장을 2회에 걸쳐평가하고, 지난 10월 심의위원회를 열어영천시 제1호 농업명장으로 ‘탐스러운포도원’ 신길호씨를 선정했다.지역에서 25년간 약 1.1ha의 포도를 재배하면서 지난해 2억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지역 포도 농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있는 신길호 명장을 만나 농사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농업명장이 되기까지
포도 농사만을 전문으로 하는 ‘탐스러운 포도원’ 신길호(53)ㆍ박명희 부부는 금호읍 봉죽리에서 25년째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
신품종 위주의 거봉 농사를 짓다가 샤인머스켓으로 갈아 타연간 2억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포도 전문가이면서 정통파 농부다.신 명장은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했다.
그런 그가 졸업후 처음에는 양돈농장에서 돼지를 사육했다. 많을 때는 1,300마리까지 사육하며 3년간 양돈장을 운영했으나, 전공인과수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양돈을 접고 포도농사를 시작했다.처음 포도 농사를 시작할 때 의욕은 넘쳤으나 어려움도 많았다. 포도농사를 할 땅이 없어남의 과수원을 임차해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농사짓는 것이 재미가 있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었다. 포도농사는 계절별로 일거리가 몰린다.
새순을 유인하는 5월 초순이나 수확을 하는 8~9월이 되면 하루에 15시간 이상 일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힘을 덜 들이며 일하는 요령을 터득했다. 정밀작업은 부부가 직접하고, 단순작업은 일꾼을 구해서 한다는 법칙이다.
6월 중순의 알 솎기 작업은 20명 이상의 일꾼을 구해서하루에 끝낸다. 포도 알맹이가 1차 비대기가 되기 전에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다.
농장의 모든 포도들은 한꺼번에 성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일이다. 시기를 놓치면 생장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농작업은 ‘선택과 집중’이다. 이것이 정통파 농부의 노하우다.
-명장인 이유
영천은 국내 최대의 포도 집산지다. 어떤 작목이든 집산지가 돼야하는 이유는 많다. 유통망 확보와 정부지원, 선도농가 기술력 등이다.
이런 이유로 고향인 영천에 정착했다.신 명장은 실전 기술을 익히기 위해 수많은 발품을 팔았다. 경북농업기술원과 영천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다양한 영농교육을 이수했다.
특히 경북농업기술원의 박사급 석학들과 영천시농업기술센터의 전성호 박사로부터 많은 도움을받았다. 지금도 이들과는 수시로 포도에 대한 기술과 정보를 교환한다.
이런 노력을 통하여 점차전문가로 잔뼈가 굵어갔다.그는 성공의 이유를 세가지로 설명한다. 규격화와 품질관리 그리고 재배방법을 꼽는다.
먼저규격화는 포도 한송이 무게를 500~700g 정도,당도는 18도 이상으로 생산한다. 그리고 신초(열매가 여는 줄기)의 간격을 조절하여 수세를 균일하게 하여 동시개화를 유도하고, 착과 실험을 통해 당(맛)이나 향이 일정한 수준 이상이 되도록관리하고 있다.
이런 조건을 맞춰주는게 영천의적은 강수량과 일조량이라는 설명이다. 당도가떨어지거나 맛이 없는 포도는 바로 폐기한다. 폐기하는 포도가 아깝지만, 상품과 섞이면 전체가하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엇지붕 비가림 시설과 공기 순환팬을 달아 재배시설을 개선하여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해 내고 있다.
또 비료관리에서 질소질(N)이 많으면, 열매는 크지만, 맛과 저장성이 떨어지고 나무도 웃자라 생산량은 많아도 결국은 손해라고 한다.
그는 2007년 가락시장에서 거봉 2kg(4송이)한 상자에 2만2천 원으로 최고 경매가를 한 적이있다.
2011년에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탑푸르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제17회 영천과일축제 과일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앞으로의 꿈
신길호 명장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상품을 내놓았지만 지역 브랜드가 떨어지니 경쟁에서 밀리더라”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새로운 작물과 기술이 성공할려면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동참한다는 생각이다.
지역의 상품들이 함께 고르게 성장해야 지역의 가치가 높아지고, 그래야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논리다.
이런 과정을 점차 거치면서 소비자들의호기심을 자극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명품을 만들어 내고 농가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것.
신 명장은 자신의 포도를 고가의 명품 포도로만드는 것 이상으로 지역 농가들이 함께 하기를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품질만 보장되면, 농산물 고가 마케팅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는 포도농사 짓기를 원하는 은퇴자중에 장점이 많은 사람들이 있을테니 그들에게 자신의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는 뜻과 지역의 젊은 영농후계인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터득한 포도재배에관한 모든 기술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젊은 청년 농업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영천포도를 전국에서 최고의 포도로 평가받는장면과, 자신을 뛰어넘는 포도의 장인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뉴스타’라는 영천 브랜드를 새로 만들고 새로운 꿈을 꾸고있다.
신길호 명장은 현재 (사)한국포도연구회 연구분과 사무국장과 영천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경북 포도수출농업기술지원단 기술전문위원과 한국농수산대학 WPL(현장실습교육) 교수를맡고 있다.
품질관리, 재배방법의 선진화가 성공의 이유지역가치 올리면 자연스럽게 상품성도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