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통과 시련에 빠져 번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무시겁래 지어온 악업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듯 캄캄한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밤이 지나야 새벽이 오고 햇살이 퍼지듯이 시름의 꺼풀이 벗겨지면 반드시 화사한 날이 돌아올 것이다. 앞으로 연재될 글에는 가장 시급한 문제들 때문에 번민하는 분들을 위하여 세상을 바꾸는 지혜는 무엇인지, 행복을 일구는 좋은 생각이 무엇인지,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거룩한 공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법문이 들어 있으며, 아울러 피안을 향하여 끊임없는 행원을 다하는 불자들이 되시라는 의미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많이 넣었습니다.
(지난호에 이어)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설법을 하셨습니다.
“화를 잘 내고 원한을 품으며 간사하고 악독해서 남의 미덕을 덮어 버리고 그릇된 소견으로 음모하는 사람,
이 세상에 있는 여러 생물들을 해치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 시골과 도시를 포위하여 파괴하고 독재자로 널리 알려진 사람, 남의 것을 주지도 않는데 가지려는 생각으로 이를 취하는 사람, 빚이 있어 돌려 달라고 독촉받았을 때 ‘갚을 빚이 없다’고 발뺌하는 사람이 천한 사람이며 이런 조건들이 바로 사람을 천하게 하는 요인이오.
또한 얼마 안되는 물건을 탐내어 사람을 살해하고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 증인으로 불려 나갔을 때 자신이나 남, 또는 재물을 위해 거짓 증언을 하는 사람,
때로는 폭력을 쓰고, 혹은 서로 눈이 맞아 친척이나 친구의 아내와 어울리는 사람, 재물이 풍족하면서도 늙고 쇠약한 부모를 섬기지 않는 사람, 부모, 형제, 자매, 혹은 계모를 때리거나 욕하는 사람,
상대가 좋은 일을 물었을 때 불리하게 가르쳐 주거나 말하지 않아야 할 일을 말하는 사람,
나쁜 일을 하면서 아무도 자기가 한 일을 모르기를 바라며 숨기는 사람이 천한 사람입니다.
또한 남의 집에 가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면서도 그쪽에서 손님으로 왔을 때는 예의로써 보답하지 않는 사람,
수행하는 구도자에게 거짓말로 속이거나 식사 때가 되어도 욕하고 먹을 것을 주지 않는 사람,
어리석음에 덮여 변변찮은 물건을 탐하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말하는 사람,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경멸하며 스스로의 교만 때문에 비굴해진 사람, 남을 괴롭히고 욕심이 많으며, 나쁜 욕망이 있어 인색하고 덕도 없으면서 존경을 받으려 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깨달은 사람을 비방하고 혹은 출가나 재가의 제자들을 헐뜯는 사람, 사실은 존경받지 못할 사람이 존경받을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범천을 포함한 세계의 도적인 사람,
이러한 사람이 참으로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오.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태어나면서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그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이 말을 듣고 불을 섬기던 바라문은 감복하여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귀의할 뜻을 밝혔습니다.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오타마이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잃은 자에게 길을 가르켜 주듯이, 혹은 ‘눈이 있는 사람들은 빛을 볼 것이다’하고 어둔 밤에 등불을 비춰주듯이, 당신 고오타마께서는 여러가지 방편으로 법을 밝히셨습니다.
저는 당신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수행승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고오타마께서는 오늘부터 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저를 귀의한 재속(在俗)신자로 받아 주십시오.”
지금 세상은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고 내게 불리한 일이 있으면 원한을 품고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행위가 바로 천한 사람이 되는 조건이라 하셨습니다.스님의 귀한 말씀을 잘 전하면 자식놈도 생각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오늘 들은 입 법문을 자식에게 어떻게 전하면 좋겠습니까?자식과 함께 일을 할 때라도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으면서 느꼈던 보람, 그리고 자식을 키우는 아비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대화를 해 보십시오.수원에서 구두를 닦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에게는 청소년기에 있는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이 혹시 아버지가 구두를 닦고 수선하는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의기소침하게 자라거나 부끄러워하게 될까봐 고민을 하던 중 등산을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등산을 함께 하면서 부자지간에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대화도 필요없이 서로의 마음 속까지 다 이해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정직성과 성실성을 그대로 보여주며 살아가는 아버지이기에 아들에게도 떳떳하고 세상사람에게도 떳떳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사람보고 구두닦이하며 살아간다고 해서 천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오히려 훌륭한 아버지, 성실한 시민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처한 위치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사람을 대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는 달라지는 것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