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상하다. 뽑을 후보 없다고 말한다. 최선이 아닌 차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역대 전무후무의 비호감 선거라 한다. 제20대대통령선거를 이제 40여일 앞두고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이다. 일부는 호불호를 떠나 벌써 피로감을 호소한다. 크게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부터 대장동 사건, 대북선제 타격론, 여가부 폐지론, 야당후보의 무속논란과 배우자 문제, 여당후보의 형님, 형수에 대한 욕설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한편으론 낯선 데판에 오른 메뉴는 참 다양하다.이런 와중에 걱정스러운 점이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대선분위기에 묻혀간다는 우려다. 대선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려는 내년 3월대선 직후 불과3개월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이다 보니,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양 선거가 연동될 수밖에 없는 점도 작용한다. 물론 설을 지내봐야 알겠지만 지방선거 판에 유권자들이 도무지 관심이 없으니 예비 후보자들만 애가 타는 모양새고, 그것이 지금의 우려다. 대선 얘기부터 꺼내지 않을 수 가없다. 거대 양당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서 대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새로운 물결의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이 있긴 하지만 경쟁구도는 크게 이재명 대 윤석열 양강 체제로 짜여 지고 있다. 늘 그래왔듯이 진보 대 보수간 진영 싸움이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오기는 하지만 진영 간 대열정비도 끝났다. 남은 기간은 40여일, 판만 벌어지면 기를 쓰고 달려들 태세다. 그렇지만 싸우는 판의 메뉴가 참 희한하다.이기고 봐야하는 정치판이니 배우자에 아들까지 모조리 불러내 네거티브에 끝없는 의혹의 공격만이 난무하고 시답잖은 말들뿐이다.이런 판에 거대한 시대의 장벽을 뛰어넘고 한국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일을 기대하는 것이 그저 무망하다. 불가피하게 어렵고 힘든 의제를 놓고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서로의 기싸움에 접점을 찾기도 쉽지 않다. 두 후보는 현재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부분의영역에서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모양세다.참 희한한 대선 국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흠집 많은 후보들이 대결을 벌이다보니 머릿속이 복잡다. 약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일국의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현저한 자격미달이라 혼란스럽다. 이런 수준의후보를 뽑아야 하냐는 푸념도 나온다. 대선후보들을 바라보는 눈빛은시니컬한데 사람들의 눈과 귀는 온통 대선판에 쏠려 있다. 텔레비전만 켜면 나오는 주요 뉴스 프로그램이나 종편의 토론들도 대선 관련일색이다. 대통령이 마치 나의 모든 먹고 사는 문제를 가진 것처럼 관심을 보이다 못해 지나치다. 그러면서 묻혀가는 게 바로 지방선거다. 지역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상황은 녹록지 않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기껏해야 차기 영천시장 정도에관심을 보이는 수준이다. 최근에 들어 본 지방선거 관련 얘기는 “지금시장이 열심히 하니까 현역 프리미엄이 유리하다, 대항마가 있느냐”는 정도의 반응뿐이다. 나머지 광역이나 지방의원 선거 등은 관심 밖으로 멀어져 있다.지방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이제120일 남짓, 예년 같으면 선거열기로 한창 뜨거워야 할 무렵인데 현재 상황은 정중동이라 걱정이다. 지방선거의 본질이 지역민의 삶과 지자체 살림을 책임질 일꾼을 뽑는데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선판에 묻혀 소홀히 생각해서 안 될 일인데도 묻혀가는 느낌이다. 결국 책임과 의무는 우리에게 있다. 대통령을 누가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도 우리에겐 결코 그 못지않다. 주위에 대선후보들을 꼽으며 앞으로 5년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방 살림 4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