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에 지역 정치인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싶어서부터 문중의 반대에 부닥친 사연까지 사유는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불출마 선언을 하는 방식이 참 고약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민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개인의 명예를 생각해 실명은 쓰지 않기로 한다. 먼저 A의원. 본인과 친분이 있는 몇몇 지역 주간지기자들을 점심시간에 모아 식사자리에서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유인 즉 지역의 젊은 인재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이 명분이다. 또 한사람 B의원. 음해성 고발로 인한 이미지 실추와 마음의 상처가 고통스럽다며 4선의 영광을 준 지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결백함을 밝힐 것을 약속하고 결과를 추후에 알리겠다고도 했다.C의원. 오는 6월 영천시장에 뜻을 두고 나름 열심히 지역 곳곳을 뛰어다녔지만 여의치 않았던지 본인의 이야기는 한마디도 듣지 못한 채 슬그머니 뜻을 접었다는 후문만 난무하다. D변호사. 불출마 선언을 하기 이틀 전까지도 고향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큰 봉사를 하려고 출마를 결심했다드니 어느 순간에 문중과 가족의 반대로 뜻을 접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이들 모두 선거에 불출마한다니 표를 줄 일은 없지만 물러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적이 실망스럽다. 실망을 넘어 개탄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들은 모두 보도 자료나 공식 기자회견, 성명서 한 장 없이 구렁이 담 넘듯 자취를 감추는 형상이다. 무언가 당당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무엇이 부끄럽고 무엇이 불편한건가. 이들은 모두 나름 지역에서 최소 재선을 넘는 정치경륜에 심지어 영천시의회 의장 자리까지 거친 지역의 정치 원로들에 영천시의 법률을 자문하는 고문 변호사다. 인생경험을 넘어 정치 경륜도 풍부하고 해박한 지식과 혜량으로 사회에 모범을 보이며 생동감 넘치는 영천 발전에 기여했던 사람들이라는 평도 있다. 군림하지 않고 나름 민원 해결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물러나는 모습이 왠지 당당하지 못하고 찜찜하다. 나름 남들 앞에 떳떳하게 형식을 갖춰 불출마 사유를 밝혀 주기를 후배 정치인을 비롯한 시민들은 바랐던 게 사실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정치 선배라는 자들이 저러니 영천이 이 모양, 이 꼴 아니냐고. 선배들이 제대로 해야 후배가 따라할 것 아니냐고 쏘아댄다. 무릇 정치인이라면 격려가 큰 힘이겠지만 때론 자신을 향한 비판적이고 쓴 소리도 낮은 자세로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은퇴를 선언함에 있어도 떳떳함은 생명이고 명예다. 어느 노정객의 이야기처럼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하거늘 순리대로 살고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물러나는 것은 중요하다. 그 위에 정치에발을 들일 때처럼 물러남에도 당당함이 필요하다. 상황인식을 지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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