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연일 5만 명을 넘는 상황, 게다가 정부도 가벼운 확진자에게는 손을 떼는 시대가 됐다. 혼선은 있지만 이제 코로나는 자율책임에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라는 것이다.지난해 우리 지역에 임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영천생활체육관)가 문을 열고 75세이상 어르신들의 접종이 막 시작되던 때 접종센터입구에서 최기문 영천시장을 만났다. 옆에는 최수영 당시 영천시보건소장도 함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옆쪽에 있는 영천시민운동장 담벼락에 붙은 현수막에 눈이 갔다. 현수막에는 예방접종을 70%이상 조기에 달성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면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 질거라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신 구하기도 어려운 때여서 예약 취소도 이어지던 때였다. 최 시장께 우리는 언제 저렇게 되느냐고 농담반 진담반 웃으며 물었다. 최 시장도 아무런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했고 옆에 섰던 최 소장도 따라 웃었다.이 이야기를 떠올리는 이유는 그때 우리가 예측을 못했던 바이러스가 변이에 변이를 거듭해 하루 5만 명을 초과하는 시대가 되고 이제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방역당국이 지난 7일 새로운 대책을 발표하면서 시민들은 이제야올 것이 왔구나 하고 한 게 사실이다.내용은 ‘확진자 격리 감시 폐지’와‘고위험군만 재택치료 제공’이 핵심이다. 이제 확진자는 스스로 알아서7일간 격리하면 되고, 무증상이나 경증 확진자는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치료 키트도 못받는다. “몸은 어떠신가요”라고 묻던 보건소의 전화도 이제 오지 않는다. 아프면 직접동네병원에 전화해서 감기약 달라고 해야 하고, 정 못 견디면 직접 119불러 살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따른 위기 상황에 방역 당국의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보건소에 가보면 직원들의 피로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결국 ‘K방역’의 속수무책 몰락이다. 확진자 5만 명, 재택치료자 20만 명이 매일 쏟아지는 상황에 정부가 다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다.코로나 2년. 이제 정말 무조건적 공포에서 벗어나 상황을 냉정히 볼 때가 된거 같다. 무조건적 통제 중심의 방역조치가 옳다고 이야기했던 전문가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다 보니 다른 의견이나 서민들의 비명은 들리지도 않았고 그 결과는 참혹하다.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줄폐업에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까지 나왔다. 교육 불평등과 학생들의 체력 저하가 현실이 되고 일자리는 턱없이 줄었다. 과도한 공포를 불러 일으켜 놓고도 부적절한 대책만 내놓은 결과다. 과하게 공포감만 자극했지 개인의 자유나 권리는 철저히 외면 받았다. 지나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기 이전에 그로인해 서민들, 특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볼 피해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지나치게 공포감만 부추겨 동네 병원들은 아예 감염 환자들을 진료할 수도 없게 만들었다. 그러다 이제 정부가 감당이 안되니 시민들 각자 건강 알아서 챙기라는 메시지와 동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라는 뜻을 내비춘다. 오미크론 시국의 방역은 각자도생이 맞겠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한 일반 시민은 주어지는 혜택을 내려놓고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돌봐주는 이 없는 사람, 고령인 어르신들께 양보를 하는 미덕이필요한 시점이다. 어쨋던 그들에게 좀 더 적절한 치료의 기회가 돌아가야 하고 더 즉각적인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준비가 제대로 안된 관리체계 전환에 ‘재택방치’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이제는 감기처럼 자기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나를 위해 방역수칙을 지키고, 이동이나 사적 모임은 자제하는 협조는 여전히 필요하다. 물론방역 당국의 좀더 촘촘하고 철저한 고위험군 방역 대책도 여전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