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의진역사(山南義陣歷史) 63 모든 현상은 항상하지 않아 끊임없이 변하고, 그 어떤 것도 고정된 실체가 없다. 그래서 성주괴공(成住壞空)이다. 나라가 일어나서 혼란의 정립 과정을 거치면 안정되어 태평성대를 이루다가 탐관오리들이 득세하면 망조(亡兆)가 들어 결국 멸망의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운다. 조선 말 외세가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위정자들은 토색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 아픈 시절의 이야기를 그나마 온전한 정신을 가진 한 위정자의 글을 통해서 듣는다. 산남의진유사에 기록된 정환직 선생의 글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도 함께 싣는다. 번역문의 자구를 맞추기 위한 지나친 의역도 포함되어 있음을 이해하며 읽으셔야 한다. 출교외문야인언(出郊外聞野人言) ①- 교외에 나가서 농민들의 이야기를 듣다 - 漠漠廣野邊 大樹立蒼蒼 막 막 광 야 변   대 수 입 창 창막막한 너른들판 큰나무 울창하게 서있는데 落日歸家路 老少集其下 낙 일 귀 가 로   노 소 집 기 하해질무렵 귀가길에 노소없이 나무아래 모여있네 手持長曲鋤 口橫短烟竹수 지 장 곡 서   구 횡 단 연 죽호미괭이 손에쥐고 짧다막한 곰방대는 입에물었다 量晴還較雨 共說桑麻長 양 청 환 교 우   공 설 상 마 장날씨덕에 농작물이 잘되었다 입을모아 말하다가 一場團樂地 語及時節邊일 장 단 락 지   어 급 시 절 변재미있는 마당에서 시절형편 이야기로 옮겨간다 中有一少年 奮拳大唱言중 유 일 소 년   분 권 대 창 언한소년이 일어서서 주먹쥐고 큰소리로 말하기를 某里某參判 負 入皇京모 리 모 참 판   부 복 입 황 경어느동네 어떤참판 보따리를 짊어지고 서울오더니 不過二三年 耳後懸金玉불 과 이 삼 년   이 후 현 금 옥이삼년 지나잖아 귓등에는 금옥관자 드리우고 宕巾如蟹卵 紗笠照霜光탕 건 여 해 란   사 립 조 상 광탕건은 게알같고 사립갓은 서릿빛이 비치더라 富致數三千 瓦家幾十間 부 치 수 삼 천   와 가 기 십 간 수천석의 부자되고 기와집은 십여칸에 이르는데 每稱無口味 一日三服樂 매 칭 무 구 미   일 일 삼 복 락입맛없다 투덜대며 하루세번 보약으로 배채운다 糟糠以充腹 今過幾歲月 조 강 이 충 복   금 과 기 세 월찌꺼기로 배채우는 지금형편 몇세월을 지나야하나 某里某承旨 稱以祈禱術 모 리 모 승 지   칭 이 기 도 술어느동네 어떤승지 잡술로써 기도하는 자이거늘 鑽得好穴路 出入大闕裏 찬 득 호 혈 로   출 입 대 궐 리벼슬길을 청탁코자 혈로찾아 대궐안을 출입하더니 纔經二年冬 身爲秘書承 재 경 이 년 동   신 위 비 서 승겨우이년 지나서는 어느새에 비서승에 앉더니만 子 侄弟輩 俱得陵參奉 자 서 질 제 배   구 득 능 참 봉아들사위 조카동생 두루두루 능참봉이 되었으며 家勢至大富 號令振鄕里 가 세 지 대 부   호 령 진 향 리가세일어 부자되고 호령소리 고향마을 떨치더라 西村某令監 本非世家子 서 촌 모 영 감   본 비 세 가 자서촌마을 어느영감 본래부터 세가자제 아니건만 投入軍人中 今至聯隊長 투 입 군 인 중   금 지 연 대 장군인부대 들어가서 지금에는 연대장이 되었더라 頭上着金帽 胸前付勳章 두 상 착 금 모   흉 전 부 훈 장머리위에 금모쓰고 가슴에는 번쩍이는 훈장달고 高坐人力車 兵丁隨其後 고 좌 인 력 거   병 정 수 기 후인력거에 높이앉아 병정들이 호위하며 뒤따르네 若非大才幹 焉能猝富貴 약 비 대 재 간   언 능 졸 부 귀큰재간이 없이어찌 창졸간에 부귀공명 이뤘을고 巫 醫卜等 皆爲大官職 무 고 의 복 등   개 위 대 관 직무당봉사 의원에다 점바치도 큰관직을 이루어서는 鄕里親舊人 衣冠或藍縷 향 리 친 구 인   의 관 혹 남 루고향땅의 옛친구들 다떨어진 의복에다 관을쓰고但恃前日誼 數往其門外 단 시 전 일 의   삭 왕 기 문 외다못예전 친분믿고 자주가서 그문밖을 서성이면 或病或出入 未得一款接 혹 병 혹 출 입   미 득 일 관 접병들었다 외출했다 단한번도 정성으로 맞이않으며 日午乃起寢 門前人如市 일 오 내 기 침   문 전 인 여 시한낮에야 일어나니 문전에는 사람들이 저자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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