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이란 자리는 공식적으로 지방의회를 이끌어가는 대표다. 자치단체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과 지위가 높다.의장을 거치면 향후 정치적으로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업무추진비로 연간 수천만원을 쓸 수 있고, 수행비서, 2000cc 이상의 전용 차량과 운전기사가 배치되고, 의전을 제공받는다. 여기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사무처 직원의 인사권과 정책지원관 임용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이같은 혜택으로 전반기 원구성이 최대 관심사다. 올해 6.1 지방선거에 뽑힌 영천시의원은 12명이다.국민의힘이 10석을 차지했고, 무소속이 2석을 건졌다. 이중 2/3인 8명이 초선이다. 현역 시의원 중엔 우애자(여)·김선태·이갑균·이영기의원이 살아 재선에 성공했다.제9대 영천시의회 전반기 `의사봉`을 잡을 사람은 누가 될까. 영천시의원 2/3가 초선의원으로 대폭 물갈이된 가운데 9대 전반기 영천시의회를 이끌 의장으로 누가 선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영천시의회에 따르면 9대 영천시의회는 7월 1일 임시회를 열어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1명씩 선출한다. 또 3개 상임위원회(의회운영위원회, 총무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를 선임해 원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의장은 무기명 투표로 뽑지만 영천시의 경우 관례적으로 다수당인 국민의힘 쪽에서 의장을 맡아왔다. 8대 전반기 박종운 의장, 후반기 조영제 의장 모두 국민의힘 계열이다. 선수도 중요하다. 초선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적은 있지만 전반기 의장이 바로 된 적은 없다.
지역정가에서는 시의장 선거를 국민의힘 내 재선의원들 중에서 부의장을 지내고 연장자인 김선태 의원이 맡는 것이 순리라는 반응을 보인다. 김의원은 8대 의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국민의힘에 입당한 경우지만 지난 8대 후반기 의회 부의장을 맡아 당위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그러나 9대 상반기 의장직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하기태 당선인이다. 하 당선인은 영천시 공무원 출신으로 행정자치국장을 역임하고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며 이번 선거에 당선됐다.하지만 재선의원 중심으로 관례를 내세우며 반발하는 기류도 만만치 않아 당내 당선인들끼리 보이지 않는 눈치 싸움과 갈등이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이와 관련 하기태 당선인은 “초선, 재선에 큰 차이가 뭐 있으며 유사경력으로 따지면 나는 3선 이상이다”라고 강조하며 “영천 인구의 40% 가까운 사람이 모여사는 중심지인 동부, 중앙동 지역구에 전략공천한 이유, 지역적 대표성과 10명의 당선자중에 서도 가장 많은 득표(4,635표)로 당선됐다. 관례라는 것은 깰 수도 있는 것이고 한 지역 출신이 시장과 의장, 도의원까지 다 맡는 것은 형평성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반면 한 전직 재선 의원은 “무슨 일이든 상식과 순리대로 해야지 재선의원이 있음에도 초선이 나서는 것은 오만이며 당의 상황인식도 안이하다”며 “영천시의회가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재선의원을 중심으로 상식선에서 의장단을 구성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영천시의회는 제7대 의회때 전반기 의장을 지냈던 권호락 의원이 후반기에 또 의장을 맡자 파행 끝에 자진 사퇴한 후 초선의 비례대표이던 김순화의원이 의장을 맡은 전례가 있다.한편 당선인들은 지난 21일 시의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으며, 오는 25일까지 의장 후보 등록을 하게 된다. 이 기간 국민의힘 의장 후보가 조율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7월 1일 임시회를 열고 가장 연장자인 우애자 의원이 임시 의장을 맡고 정견발표 등을 통해 의장단을 뽑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