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잘 베풀어야 합니다. 최근 새 아파트로 이사 오고 얼마 안 있어 빨래건조기에서 물이 새어나왔습니다. LG서비스를 신청했죠.이전 설치의 경우,방문기사 서비스료로 1만8,000원이 발생한다고 했습니다.다음 날(목요일), 기사 분이 왔습니다. 건조기를 점검하더니, 작은 부품을 하나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경우는 구입한지 1년이 안 됐기 때문에 무상이라고 알려 주고는, 부품을 신청해서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날은 무척 더운 날이었습니다. 갈 때 박카스와 물 한 병, 비타민 두 알, 마그네슘 두 알을 챙겨주며 “더운 날 몸 잘 챙기세요”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늦어도 토요일까지는 교체해 주겠다고 했지만, 부품이 늦어져 이번 주에 방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원래 어제 방문하겠다고 전화가 왔지만, 몇 번 시간을 변경하고선 저녁때쯤 방문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가만 생각하니, 아이도 아프고 저녁에 굳이 올 필요가 있을까 싶어, 오늘 오시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내일은 제가 집에 있고, 언제든지 오셔도 됩니다.” 방문기사 분들은 일정이 타이트한 점을 배려했습니다. 오늘 낮 12시쯤 오겠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12시 30분쯤 방문했습니다. 생각보다 큰 부품을 가져왔고, 교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건조기 하부판을 완전히 교체하는 작업으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부품교체를 다하고 가시겠다고 할 때, 이번에도 박카스와 물 한 병과 비타민 두 알과, 마그네슘 두 알을 챙겨줬습니다. “아이고, 또 주십니까?”“좋은 건 나눠먹어야죠.”배웅하러 현관으로 갔더니, 끌차에 실린 교체한 건조기 하부판을 가리키며 왜 고장인지를 다시 설명하고는 “원래는 작은 부품만 교체하면 되는데, 1년 무상 기간이 다 돼가서 그냥 완전히 하부 전체를 교체해드렸습니다. 이제 걱정 없으실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챙겨 준 소박한 것들을 두 손에 쥐고, “감사합니다. 고객님”이라고 공손히 인사하고 돌아갔습니다.얼마 전, 스타일러를 새로 장만했을 때 애 엄마가 설치기사 분에게 박카스를 하나 챙겨 보냈습니다. 그때 기사 분이 그러더군요.“방문해서 음료수를 받아본게 참 오랜만이네요. 감사합니다. 고객님.” 우리 부부는 그 얘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나 각박한 세상인가 싶었던 것이지요.   제가 어제 만난 일본의 방송콘텐츠 제작 기업 플랜넷의 야스이 전무의 장인(플랜넷 대표이사)은 최근 경상북도 관계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내가 영국에서 유학하던 1970년대에는 영국 호텔에도 서비스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좋은 호텔이 있었습니다. 좋은 호텔은 훌륭한 종업원이 만드는 것이고, 또 훌륭한 손님이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만사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내고, 배려하고, 기다려 주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제량을 모두 발휘하기 마련입니다. 인지상정은 이런 데서 나온 말입니다.   타자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기 전에, 나 스스로 무엇을 할것인지 먼저 생각하고, 말을 하고, 실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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