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못마땅한 일을 당한 어르신 이 이렇게 말했을까. “너는 늙어봤 냐, 나는 젊어봤다.” 노래도 있다. ‘가는 세월’을 부른 가수 서유석씨 가 부른 노래다. 나이 든 것에 대해 얕보거나 세대갈등 속에서 어르신 들이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원망섞 인 일침일테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편한대로 사실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도드라지는 데가 정치판이다.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내 로남불을 일삼아도 늘상 팔기는 국 민들을 판다. ‘역지사지’라는 말도 있다. 다른 사람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본다는 뜻인데 사실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액 면 그대로의 그 사람을 낱낱이 알 기가 어렵다. 뭐든지 자기가 당해보 고 느껴보는 경험이 공감과 이해를 가져오는 것이 틀림없다. 실은 나도 우리 아버지 돌아가시 기 전에는 숱하게 장례식장을 다녔 지만 상주를 향한 의례적인 일에 그쳤지 그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 까지를 다 알 수는 없었다. 이제 10 년이 다돼 가지만 막상 내가 일을 당하고 난 뒤에는 문상하는 마음 자체가 예전과 많이 다르다. 대부분 진심어린 위로를 해주고 싶다. 우리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 하면 온갖 상념들로 스트레스에 몸도 마음도 힘들다. 경제적인 어 려움에 처한 사람의 심리적 고통 을 이해하는가. 누군가에겐 숨쉬는 일과 다름없는 일상이 곤경에 처 해 있는 누군가에겐 숨통이 조이 는 듯한 일상일 수 있음을 조금이 나마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떤 질병 으로 인해 말로 표현 못할 정도의 통증을 느낄 때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동병상련이다. 이럴땐 비슷한 처지 이니 어느 정도의 공감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고 고통이나 후유증을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손가락과 발가락이 다섯개인 것, 신체가 건 강한 것을 당연하게 느끼지만 그 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것도 축 복처럼 보인다. 경험해 보지 않고는 말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시든 수필이든 글을 한편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 누군가 의 글을 읽고 글이 뭐 이러냐는 핀 잔을 주면 당사자는 얼마나 민망하 겠나. 그럴 때 당신은 이 정도의 글 이라도 한편 써보기는 했냐고 되물 으면 어떤 대답을 할까. 뭐든 자신 이 경험해 보고, 그런 뒤에 말을 함 부로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공감과 이해를 하지 못하고 어긋나는 경우는 왜 생기는 걸까. 직장에서도 공감 능력이 떨어 지는 사람끼리 만나면 직급 상관없 이 서로가 매우 고단한 일이된다. 사적인 대화나 일상생활에서야 공 감하는 경우가 떨어져도 크게 상관 이 없지만 함께 일하면서 공감 능 력이 떨어지면 서로가 스트레스일 수 있다. 시급한 사안을 두고 전체 팀원이 난리인데도 자기일 끝났다 고 무덤덤하게 퇴근인사 날리는 직 원을 보면서 속이 아무렇지 않기가 어렵지 않나. 사람 마음을 수학공식처럼 한가 지로 딱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렇 게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이기에 아직도 이것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 고, 고민도 이어지는지 모른다. 이 유만 안다면 대처 방안도 쉽게 찾 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공감과 이 해에는 상대방의 입장이 돼보는 경 험만한 좋은 솔루션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리 더십 문제로 지지율이 최악으로 치 닫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많던 적던 몇번의 선 거를 거치고, 국민의 눈치와 정서를 읽고 공감과 이해를 하며 대통령이 된 앞선 사람들보다 비교적 경험이 없는 ‘초선’이다보니 정치를 가볍게 여겨 이런 현실이 된게 아닌가 하 는 인상이 진하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말 했다. “타인의 처지와 고통을 헤아 릴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 기의 무능과 행동의 무능을 낳는 다.” 생각의 무능은 경험의 빈곤에 서 온다. 꼭 경험만이 지혜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삶이 편협하면 이 해와 공감을 얻을 기회가 적어지는 것이 틀림없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21:20:29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