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이려는 자(6)뭉치의 전화를 받았다. 항상 내가 먼저 시신 뒤처리를 위해 전화를 했는데 왠지 불길했다. 잠 시 침묵으로 뜸을 들였다. 저쪽에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뭉치의 신음소리가 이어졌다. “가물치선생, 내 목소리를 알아보시겠는가?” “혹시 조남철?” “내 존함을 기억해줘서 고맙구먼. 다름이 아니 라 한 몸과 다름이 없는 선생의 뭉치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어. 가벼운 외상의 신음소리가 들 리지? 뭐 몇 개 관절정도 부러뜨려놓았으니 고 통이 심하다는 것은 잘 알거야. 그 프로끼리 왜 그러는 거야? 우회하여 자꾸만 우리 애들을 건 드리는데 직진하여 거리를 단축할 수 없나그 래서 말인데 주변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정면승 부 어때? 그래야 서로 때깔이 나니까 이 바닥에 서 명성 쌓기에 도움이 될게야. 어제 마틸다 클 럽을 건드렸더군. 난 레옹 클럽에 있으니 이쪽으 로 와야 되겠어. 사람의 관절이 몇 개인지 세지 않았지만 이번에 뭉치를 통해 세어 볼 참이야. 전화를 끊는 즉시 온다고 생각하고 우리 쪽에도 환영준비는 해야 되지 않겠나. 아, 가물치선생의 고객 강사장도 생사를 헤매고 있다면 즉시 오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겠네. 해 결사 가물치선생의 명성에 맞게 예의를 갖춰주 는 것도 지금 뿐이야. 몇 시간 후에 볼 때는 서운 하다 생각 마시게.” 전화는 끊어졌다. 날 자극하여 경계심을 흐트 려 놓을 계략인 게 분명했다. 평정심을 잃지 않 는 조남철의 어투에서 이미 만만한 상대가 아니 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가 만들어 놓은 미끼 를 덥석 물 필요는 적어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뭉치와 강사장을 구하고 싶지만 무엇이든지 때 가 있는 법이다. 쉽게 들이닥치는 것보다 약간 의 뜸을 들여야만 밥맛도 고슬고슬하게 최상이 약속될 것이다. 노크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문 손잡이가 딸깍 돌아가며 문이 열렸다. 순해 보이는 다방아가씨가 멋쩍게 웃으며 안 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보자기에 감싼 커피쟁반 이 들려있었다. “혼자분이세요?” 이미 말투 속에 연변에서 온 고향을 말해주고 있었다. 설탕과 프리마를 양 것 넣은 달달한 커 피를 한 모금 마시고 손에 잡히는 대로 지갑에 서 돈을 뽑아주었다. “어머니야, 이렇게 많게 받아도 됩네까?” “난 오늘 죽으로 갈 사람이야. 돈이 필요 없 어.” “열과 성을 다해 정성껏 충성할 겝네다.” “자세가 좋구먼.” 연변 어투를 따라하며 쟁반을 한쪽으로 밀었 다. 눈 깜짝할 새에 옷을 벗은 아가씨가 잰걸음 으로 욕실에 들어갔다. 빗살무늬 유리를 통해 벌거벗은 실루엣이 샤워기 아래에서 꿈틀거렸 다 머릿속은 얼마 후 벌어질 피바다가 생각났 지만 성기는 반항하듯 커져있었다. 욕실 문이 열리고 아가씨의 벌거벗은 타깃을 향해 거침없 이 밀어붙이는 남자의 어퍼컷이 오늘따라 휘몰 아치는 광풍처럼 느껴졌다. 도망칠 곳 없는 나 의 초조함이 삐져나오고, 새여 나오고, 들키고 있었다. 아가씨의 요란한 신음소리만 흥건하게 바닥을 적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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