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자고, 기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알맹이 있는 것을 물을려고 하지만, 때로는 시시콜콜한 것도 물 어본다. 물론 개인적일 때도 있지만 기자 신분일때는 사적으로 궁금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입장에서 물 어 보는 것이다. 좋은말로 하면 시 민들의 알권리다. 영천시의 한 부서 과장과 사석에 서 나눈 이야기다. 그는 칭찬받을 일이라도 자기 부서업무와 관련된 보도는 가급적 안나가는 게 좋다고 했다. 보도 내용이 비판기사라면 당 연하고 홍보성이라도 자기들이 배 포하는 보도자료 외에는 언론에 오 르내리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나름 열심히 일하는데 본의는 없고 주민들이 알아주지도 않으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무차별적으로 빠져 나가기나 거부로 일관이다. 이같은 과장의 의견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왜냐하면 지극히 사적 인 일이면 몰라도 그는 공직자다. 따라서 그가 맡은 부서 업무가 사 적인 영역이 아니라 공적영역이라 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즉 영천시 공직자는 개인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를 수행하고 있으니 알 리고 싶으면 알리고 그렇지 않으면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즉 시민 들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고, 공직 자는 이를 시민들게 적극적으로 알 려야 할 의무가 있다. 언론은 공직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 민들게 알리고 거꾸로 시민의 의견, 즉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영 천시에 전달하며, 이행 여부를 감시 하는 역할을 본연의 임무로 삼고 있 다. 기초의원들이 집행기관의 독단적 행정을 실효성 있게 견제하기 위해 유용한 정보를 확보하려 의정활동을 하듯이 언론도 때론 묻기도 하고 자 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취재요, 자료요청인데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난색이다. 비판받기 싫 은 공직자들이 견강부회의 해석을 자 의로 달아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개 인정보의 장막 뒤로 숨는다. 때에 따 라서는 핵심을 에두르거나 엿먹어라 고 동문서답식 자료나 준다. 공직자들의 의식 속에는 자료를 주면 언론이 행정의 실수를 논하고 해결하는데 쓰지 않고 외부로 유출 해 정책 추진을 방해하고 마침내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해치려는 것 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 이유로 괜히 자료를 내줬다가 윗사람에게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으니 방어적 차원에서 개인정보로 병풍 치는지 모르겠다. 그런 사고를 가진 공직자가 있다 면 분명히 한마디 해둔다. 정말 무 책임하고 비겁하다. 자기가 하는 일 에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아니면 무능한지 묻는다. 세상 사는데는 선 뜻 인정하기에 불편한 진실들이 있 다. 그러나 진실은 외면하면 할수록 모순만 쌓여 현실은 엉망진창이 된 다.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고 투명해 야 한다. 숨기려 들면 오히려 더 큰 의심과 혼란만 자아낸다. 또 늦거나 부실한 정보 공개는 불신만 낳고, 불신은 주민들로 하여금 또다른 의 심을 극대화한다. 시민들이 알아야 할 권리를 숨기 며 비난을 사는데는 최고 수장의 책임도 있다. 알권리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런데도 개인정 보 보호를 방패로 가림막 뒤로 숨 는 직원이 있다면 질책과 회초리가 필요하다. 투명하게 일하돼 무엇을 잘하고, 잘못하는지 주민들한테 수 시로 묻고 건강한 비판 담론을 들 어야 한다. 장막을 치고 갇히면 끝 이다. 혹 열고 나가봐도 달착지근한 말에 귀 기울이고 쓴소리를 배제한 다면 답이 없다. 정보란 알려야 할 것은 신속하게 공개하고,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라 면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 맞다. 또 잘한 일은 높이 평가해 주고 잘못 한 일을 비판하는 게 언론이 할 일 이다. 잘못한 일을 비판한다고 잘한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잘한 일을 평가한다고 잘못한 일이 덮어 지는 것도 아니다. 정보공개와 자료 제출, 그게 그리도 어려운가. 주민 이 원하는 일을 펼치고, 피부로 느 끼는 정책으로 마음을 얻어야 긴 호 흡의 민심을 얻는다. 쉬쉬할건 따로 있다. 주민이 물으면 답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23:11:04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