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를 재배중인 과수원 입구에 들어서자마 자 과일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썩은 과일을 찾은 벌레들만 가득 꾀어 있었다. 수확기의 복숭아 열매에 탄저병이 발생하여 과 일이 모조리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면서 재배 농가 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수 확기 과일에 색이 들면서 병이 같이 오기 시작했 다”며 “올해 농사는 망쳤다고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같은 피해 원인은 올여름 2~3일 간격으로 내 린 게릴라성 강우와 습한 날씨 등으로 제때 약제 살포를 하지 못하여 병이 발생했고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고면 효리를 비롯해 선원, 덕연리 등 일대의 복숭아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복숭아 품종중 만생 종인 ‘환타지아’의 경우 탄저병이 덮쳐 수확기를 앞두고 심한 경우 7~80%, 평균 50%이상의 피해를 입어 복숭아의 품질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천시는 경상북도에 복숭아 탄저병 피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달라는 취지의 건의를 하고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탄저병과 같은 병충해의 경우 자연재해로 분류하기가 힘들어 피 해 조사 착수도 사실상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임고면 지역 복숭아 재배면적은 77ha 정도이고, 만생종인 환타지아 품종 재배로는 지역에서 가장 넓고 대표 농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탄저병 은 습한 기후 조건일 때 급격히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