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의진유사에 실린 동엄선생의 詩들을 번역하는 것 이 매우 까다롭다는 역주(譯註)하시는 분들의 말씀이다. 근체시 율시의 형식으로 지어져 그렇기도 하려니와, 필사 본 원전을 확인할 수 없고 인쇄본을 저본으로 풀이하려 니 의미가 통하지 않는 부분들이 더러 보여 역주자들이 상의하여 뜻이 통하는 쪽으로 풀이를 바꾼 것이 다수 있 음을 밝혀둔다. (28. 己→已, 兩→雨) 28. 步淸溪 보청계(맑은 개울을 걷다.)飯已因無聊(반이인무료)携 步淸溪(휴극보청계)岩花偏灼灼1)(암화편작작)汀草復凄凄2)(정초부처처)野老時馴犢(야로시훈독)村童午喚鷄(촌동오환계)西京千里客(서경천리객)雷雨3)人新題(뇌우인신제)밥을 먹고 난 후 하릴없이 / 나막신 끌고 청계로 산보 나갔네 바위에 핀 꽃들 눈부시고 / 냇가에 풀들도 또한 서늘하구나. 촌로는 때때로 송아지를 나무라고 / 마을 아이들은 한낮인데도 닭을 부르는구나. 서경의 천리길 나그네는 / 뇌우의 은택 기다려 새로 시를 짓는 사람일세.* 역자후기) 식사 후에 산보를 나선 동엄선생의 모습이 눈에 선한 듯합니다. 위 시의 전개로 보아 갑자기 비가 오는 것이나 두 사람이 등장하는 것은 어색하고, 尾聯을 연면구로 봐서 人을 동사로 풀이함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29. 八日觀燈4) 팔일 관등(초파일 관등놀이)昔年 嶺5)設今宵(석년총령설금소)明燭家家徹曉燒(명촉가가철효소)彷彿類螢依老木(방불유형의로목)丁寧列宿映層 (정녕열수영층소)淸燈占夜縣萬點(청등점야현만점)修竹6)當空立千條7)(수죽당공입천조)輒對遊人誇盛事(첩대유인과성사)太平烟月與君飽(태평연월여군포)옛날 총령이 오늘 밤에 펼쳐지니 / 집집마다 등불 밝혀 새벽까지 밝게 이어지네. 반딧불 무리가 오래된 나무에 매달린 듯하고 / 늘어선 별들이 층층이 하늘을 비추는 것 같다네. 깨끗한 등이 밤을 지키고 수만 등이 매달렸으니 / 허공에 가는 대나무 천 가지가 매달린 것 같구나. 문득 놀러온 사람 만나 일 잘되기를 노래한다. / 편안하고 즐거운 세월이 그대와 함께 가득하기를… * 역자후기) 사월 초파일 관등을 구경하는 것이 놀이이자 祈願으로 삼던 풍속을 따라 葱嶺을 달마 대사가 도를 전한 자취로, 곧 불교의 상징으로 읽었습니다. 깜깜한 밤하늘에 별 같이 매달린 燈을 구경하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 덕담을 주고받으며 태평성대를 꿈꾸는 시라 생각됩니다.☞ 각주 1. 작작(灼灼) : 밝은 모양, 선명한 모양. 2. 처처(凄凄) : 바람이 쌀쌀한 모양. 3. 원문의 뇌양(雷兩)은 뇌우(雷雨)의 誤記인 듯하다. 뇌우는 《주역》 〈해괘(解卦) 상(象)〉에, “뇌우가 일어남이 해(解)이니, 군자가 보고서 과실을 저지른 자를 사면하고 죄 있는 자를 관대하게 처분한다.”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뇌우처럼 처음 죄를 내렸다가 용서해 주는 은택을 말한다. 4. 원문의 澄은 燈의 誤記인 듯하다. 5. 총령(葱嶺) : 파미르고원을 말한다. 이곳은 중국이 서역과 교통하는 길목으로 불교에서는 달마대사가 소림굴에서 9년 면벽을 마치고 혜가에게 법을 전한 뒤 일부러 시기하는 무리들의 독약을 먹고 죽은 후 매장되었는데 중국의 사신이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총령에서 짚신 한 짝을 매고 맨발로 가는 것을 보고 와서 그 무덤을 파보니 신 한짝만 있더라는 전설이 있다. 선 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세계를 표현하는 말. 6. 수죽(修竹) : 가늘고 긴 대. 훤칠한 대. 7. 천조(千條) : 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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