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통과 시련에 빠져 번민으로 살아가는 사람 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무시겁래 지어온 악업들이 한 꺼번에 쏟아지듯 캄캄한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 나 밤이 지나야 새벽이 오고 햇살이 퍼지듯이 시름의 꺼풀이 벗겨지면 반드시 화사한 날이 돌아올 것이다. 앞으로 연재될 글에는 가장 시급한 문제들 때문에 번민하는 분들을 위하여 세상을 바꾸는 지혜는 무엇 인지, 행복을 일구는 좋은 생각이 무엇인지, 그리고 더 불어 살아가는 거룩한 공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법문이 들어 있으며, 아울러 피안을 향하여 끊임없는 행원을 다하는 불자들이 되시라는 의미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많이 넣었습니다.(지난호에 이어) 그렇다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 로 문제를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의 마 음을 아프게 하고 고통에 빠지게한 사 람을 쉽게 이해해 주자는 그런 말이 아 닙니다. 그런 사람은 원인을 살펴서 반 드시 다시는 실수라는 허울좋은 이름 으로 남을 고통에 빠뜨리는 일을 저지 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지 금 생각해 보자는 것은 내 실수에 대해 서는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따지 려는 마음은 다시 본인 스스로에게 괴 로움만 돌아온 뿐이라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 일을 가르친다 는 명목으로 아랫사람들에게 무작정 엄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엄한 선배 밑에서 일을 배웠거든요.열심히 일 한 만큼 일찍 승진을 하기는 했지만 후배들을 이끄는 덕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힘들기만 합 니다. 인연의 고리에 얽혀 있기 때문입니 다. 일에 있어 신중을 기하는 것은 좋 지만 뭐든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긴 장하게 되면 인간관계가 원만해 질 수 없습니다.그렇게 되면 인연의 고리는 더 단단히 얽히고 맙니다. 인간관계는 소신이 있되 유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 드리죠. 옛날에 단정(端正)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 왕은 바른 법으로 나라 를 잘 다스려 백성들에게 억울한 일이 없게 하였습니다.그 나라에 단니기라 는 사람이 있었는데, 집안이 너무 가난 하여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습니다. 가 을이 되자 밭에 익은 곡식이 약간 남아 있어 남의 소를 빌려다 추수를 마쳤습 니다.추수를 마치고 주인에게 소를 돌 려줄 때 그 집 문 앞에다 몰아다 놓고 는 주인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그냥 돌 아왔습니다. 주인도 소를 보았지만 단 니기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은 줄알고 소를 그냥 문 앞에 두었습니다.그래서 소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 일로 두 사람은 말다툼을 하게 되 었습니다. 단니기는 소를 돌려 주었다 고 하고 주인은 돌려 받은 것이 아니라 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소 주인은 시 비를 가리기 위해 단니기를 데리고 왕 에게 가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가는 도중에 왕궁에서 일하 는 마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마부는 자기 말이 달아나고 있으니 붙들어 달 라고 단니기에게 부탁했습니다. 단니 기는 달아나는 말이 멀리 가지 못하도 록 위협하려고 돌을 집어 던졌는데 그 만 그 돌은 말의 다리를 정통으로 때려 말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말았습니다. 마부는 화가 나서 단니기를 붙들고 보 상하라고 했습니다.단니기는 공교롭 게 생긴 일이라 보상하기 어렵다고 하 자 마부는 단니기를 데리고 왕에게 가 기로 했습니다. 왕궁으로 가는 길에 강이 있었습니 다. 강을 건너려고 이리저리 살피고 있 는데 마침 강 맞은편에서 목수가 입에 는 나무를 패는 끌을 물고, 양손으로는 걷어 올린 옷자락을 잡고 건너오는 것 이 보였습니다.단니기는 반가워서 물 었습니다. “거기에는 안전하게 건널 만합니 까?” 그 목수가 무심결에 대답을 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입에 물고 있던 끌을 강물 속으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흐르는 강물 속에서 끌 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목수도 변상 을 받기 위해 단니기를 붙들고 함께 왕 에게 갔습니다.단니기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습 니다. 모두가 공교로운 일로 사람들에 게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배도 고프 고 목도 말랐습니다. 마침 한 주막을 발견하자 거기에 놓인 평상에 털썩 앉아 술 한 사발을 시켜 벌컥벌컥 마 셨습니다.그런데 평상 위에 깔아 놓 은 이불 밑에는 갓난 아이가 있었고, 단니기는 이를 방석쯤으로 알고 심신 이 지친 나머지 그만 아무 생각없이 깔고 앉아 버렸습니다. 그바람에 이불 밑에 있던 갓난 아기는 숨이 막혀 죽 고 말았습니다.아기의 엄마인 주모는 일하다가 한참 후에야 이 사실을 알 게 되었습니다. “이 무지막지한 놈아. 내 아기를 깔 고 앉아 죽게 하다니 이를 어쩔테냐?” 대성통곡을 하면서 단니기를 붙들고 왕에게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계속) ◎ 저서 • 지장경 강해설법 ‘행복을 찾는 열쇠’ • 인생상담론 ‘꿈에서 깨어나 눈 뜬 삶을 살자’ • 감로법문집 ‘피안을 향한 지혜의 길’ ‘행복을 향한 구도의 불꽃’ ‘마음밭을 가는 농부1, 2, 3’ ‘마음의 곳간을 채우며’ ‘착한 마음이 극락이다’ 외 다수의 법문집이 있습니다. 스님은 5세에 경북 영주 응석사로 출가/김천 직지사 영허녹원 스님께 법맥 전수/동국대 불 교대학원 불교리더십 최고위 과정 수료/서울 송파 보리정사, 양산 쌍룡사, 부산 원융정사, 영 천 죽림사, 팔공산 수도사, 안동 관음사, 부산 기장 척판암, 주왕산 대전사 등 주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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