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강대국들의 고강도 긴축 움직임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실물경기지표는 물론, 경제심리가 전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급등에 이윤은 줄고 고금리에 돈줄이 막히면서 불안해진 기업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신호도 곳곳에서 보인다.
불황 조짐이 있으면 가장 크게 흔들린다는게 부동산 시장인데 아파트 분양 경기 위축 전망도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도 고물가 현상이 작년 하반기부터 엄습해 오더니 어느새 누구나 느끼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전국의 생활물가 지수가 1년 새 10% 가까이 올랐다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경제규모가 적은 영천의 생활물가도 천정부지로 심각한 단계라는 우울한 소식이다. 식당들은 마치 식자재값이 올라 살기가 힘드니 나만 살고 보자는 식으로 음식값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로 은행대출이자마저 올라 서민들의 주름살만 깊어진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7% 상승했는데, 장바구니 물가로 여겨지는 신선식품지수는 14.9% 급등했다. 피부로 느끼기에 1년 새 생활물가가 50%는 올랐다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이도 많다. 게다가 10월부터는 전기·가스 요금이 동시에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물가상승 요인이 되고 있는 안팎 여건이 복잡하여 물가 고공행진은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다. 이에 대한 지역 차원의 뾰족한 대책 역시 있을 리 만무다. 그야말로 월급 빼고는 다 오르는 상황인데 급등한 물가는 주로 소득 하위 계층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월평균 가처분소득 93만9968원 중 식비,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생계비 지출 비중은 75.9%(71만3749원)로 집계됐다.
최근 물가상승 여파로 소비지출이 늘면서 1분위 가구는 2분기에만 월 평균 28만2000원의 적자를 낸 것이다. 1분위 가구의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도 지난해보다 20.4% 늘어 전체 소득 분위 중 가장 크게 증가했다.
외식이 일반 시민들 일상이 된 터에 큰폭의 상승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얼마 전까지 7000~8000원이던 한 끼 국밥 값도 이미 1만원 넘게 오른지 오래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사람들의 고통지수도 높다. 최근 국민고통지수가 지난 2015년 이래 최고라니 우울하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질거란 데 있다. 먹거리, 원자재, 공공요금 어느것 하나 안 오르는 게 없다. 정부는 물가 억제 수단으로 금리만 줄창 끌어올릴 것이다. 은행빚 없는 사람 많지 않은 우리 사회에 이래저래 국민은 고통의 늪에 이미 들어섰다.
문제는 임금인데,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사회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고물가 저임금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은 아마 극에 달할 수 있다.
이 어려운 현실을 견뎌 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각자가 어려운 상황 극복을 위해 최소한의 해야 할 일은 있다. 힘겹지만 조금이라도 절약하고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