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면 부리에서 발견된 장흥고는 요즘 시대로 치면 반도체 같은 고급 기술이 적용됐다고 비유할 만큼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예전문가 안진석 교수는 “영천장흥고는 문헌기록과 유물들이 역사적인 고증을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문화와 예술을 관광상품으로 스토텔링해 브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박물관에는 ‘영천장흥고’가 새겨진 대접(粉靑沙器印花文永川長興庫銘大楪, 조선 16세기) 2점이 전시되어 있고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 받는다고 했다.
지난 8월 영천장흥가 새겨진 파편을 발견한 도예 수집가 이상봉씨와 전종천 전 시의원, 주민들과 함께 고경면 부리 가마터를 찾아 확인한 결과 예사롭지 않은 문화유산임을 직감했다.
안 교수는 부리 가마터에 대한 추가 자료확인 작업과 함께 관련 문헌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영천장흥고의 역사적 발생 시기는 1390년부터 시작되었고, 1420년~1470년까지 60여년간 최고의 발전기에 장흥고에 공납한 것으로 보아 영천지역 도자기 공납제품의 완성도가 최상 질의 그릇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곳은 현재 가마터는 사라지고 다행히 파편 무덤만 남아있어 더이상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사적지 지정후 보호조치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행정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전라도 고흥, 충청도 계룡산, 경남 김해가 분청자기의 역사적 고증을 통해 지역의 브랜드로 관광자원화를 하고 있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하고, 영천은 600년의 역사를 가진 가마터와 우수한 도자기를 보유한 도시인 만큼 영천장흥고와 관련한 지역브랜드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특히 “부리마을 지명인 ‘부’자가 가마 ‘부(釜)’자 라고 해서 도자기를 만드는 고장에서 그 이름의 유래 가 있었다”며 “이곳을 중심으로 도자기 마을로 만들어 관광 자원화하고 활성화 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자기 마을 등 관광자원화에 앞서 이곳 가마터에서 출토된 영천장흥고의 역사적 사실은 물론 선조도공들이 만든 우수한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감상 할 수 있도록 당시 도자기들을 재현해 선보이는 기획전을 준비했다.
안 교수는 오는 23일 영천창작스튜디오에서 ‘고경면 600년 분청사기 흔적을 찾아’라는 부제로 영천분청사기 기획전 오프닝 행사를 갖는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600년전 고경면 부리 가마터에서 만든 영천장흥고 등 분청사기를 재현해 선조 도공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재현하기 위해 당시 기법으로 재현한 영천장흥고 분청사기 공기, 대접 등 30점과 영천장흥고를 바탕으로 그 시대의 작품들을 현대적으로 재 해석한 작품 20점을 전시를 위해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이밖에 이번 전시에는 고요하면서도 신비럽고, 단순하면서도 소박함을 지낸 백자 달 항아리 20점도 전시한다.
안 교수는 1만여년의 한국도자기 역사에서 200여년 동안인 14세기 중엽부터 16세기 중엽까지 만들어졌던 분청사기는 한국미술의 특색과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획전은 그 시대의 작품들을 재해석해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주제로 제작한 작품 전시를 통해 선조 도공들의 우수한 기술력과 예술적 감성을 알려 영천의 우수한 역사적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과 소속감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부리 가마터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는 한편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브랜드화해 지역관광지로 개발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