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내를 가로지르는 금호강 지류 하천에 최근 정체 모를 이끼류가 끼여 강 주변에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영천시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금호강 지류 하천. 영천시는 이 하천변을 따라 걷거나 건너다니는 시민들을 위해 주변에 꽃 공원을 조성해 볼거리와 문화체육시설로 만들어 많은 주민과 방문객들이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로 거리두기가 없어지고 실외에서는 마스크마저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이어지며, 맑은 날이 지속되다 보니 강변공원을 찾는 주민들의 수도 많아졌다. 아울러 영동교 아래 둔치 공연장에는 각종 행사도 상당수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강물속 흐르는 물에 정체 모를 이끼류가 뒤덮여 있어 가까이 가면 악취가 나고 미관상 굉장히 안 좋은 상황으로 변했다.
이같은 현상은 영화교쪽부터 시작해 하류인 영서교 아래 신녕천 합수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물이 상대적으로 세게 흐르는 중앙부를 제외한 강 가장자리 대부분 지역과 지장물이 있는 곳에는 심한 현상을 보인다. 또 영천문화원 아래쪽 강에는 보가 있는데 보를 닫으면 물이 고여 있어 가둬진 물이 오염되는 현상이 벌어지며 하류지역인 영천성당 앞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같은 현상은 봄철과 태풍이 닥친 여름철 비가 쓸고 간 뒤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장기간 이어진 가뭄으로 비가 오지 않아 강에는 물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이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영천시는 파악하고 있다.
영천시 하천관련부서 관계자는 “오랜 가을 가뭄이 이어지면서 수량이 절대 부족해 수질오염으로 생기는 현상”이라며 “영천댐에서 흘려 보내던 하천유지수를 줄이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포항권관리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천유지수는 하루 4만톤에서 1만6천톤으로 줄였고, 일 25만9천톤 흘려보내던 금호강 수질용수는 6만7천톤으로 줄이면서 전체 하루 평균 30만톤 가량 흘려 보내던 물이 8만3천톤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영천댐의 현재 저수율은 33% 정도이고 안동 임하댐에서 도수로를 통해 보내오는 물이 있지만 내년 봄가뭄에 대비해 무작정 물을 흘려 보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처럼 강으로 흐르던 물이 턱없이 줄면서 물의 자체 정화활동이 부족해 이끼가 끼는 것이다.
영천성당 아래쪽 강변에서 만난 A씨는 “어린 시절 냇가에서 물놀이하다가 그 물을 먹기도 했었는데 불과 20~30년 사이에 이런 형편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당장 보기 흉한 이끼라도 좀 걷어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금호강 지류 오염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자치단체와 물부족을 해결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