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남편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갖다줬는데 아내가 놀음하고 투기를 하러 다닌다면 그 재산은 결코 지켜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화재와 수재에 의해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재산을 잘 보호하는 일입니다.
또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진실하고 착한 친구와의 사귐이 중요합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영향을 많이 주는 사람은 가족일수도 있지만 친구가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교에서는 친구를 단순히 친한 친구로만 생각하지 않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모든 것을 같이 하는 의미로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반자는 서로 도움을 주고, 아껴주고, 사랑하며, 때로는 질책하기도 하는 각별한 사이입니다. 그래서 동반자를 선지식과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좋은 친구를 만나고 싶은 것이야 어느 사람이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내게 그럴 복이 있느냐 없느냐겠지요.
얼만큼 좋은 인연복이 있느냐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연복은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어느날 부처님께서 많은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고 계셨습니다. 부처님은 길에 떨어져 있는 종이를 보시고, 제자더러 주우라고 하였습니다. 제자가 그것을 주워 오자 부처님은 그에게 어떤 종이냐고 물으셨습니다. 한참 코로 냄새를 맡던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고급 향을 쌌던 종이였는가 봅니다. 아직도 향내가 남아 있습니다.”
부처님은 다시 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이번에는 길가에 떨어져 있는 새끼줄 토막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부처님은 곁에 있던 제자에게 그 새끼줄 토막을 주워 어떤 새끼줄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던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생선을 묶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생선 비린내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자 그때서야 부처님께서 엄숙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원래 누구나 다 깨끗하고 맑았다. 그러나 환경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항상 현자(지혜롭고 덕망이 있는 사람)를 가까이 한 사람은 지혜가 밝아지고 몸가짐이 깨끗하지만, 어리석은 친구와 사귀게 되면 그 자신도 어리석게 되고 미련해 진다. 이 종이에서는 향을 쌌기 때문에 향내가 나고, 저 새끼줄에서는 생선을 묶었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다.”
향을 가까이 하면 향기로운 향내가 몸에 베이듯이 좋은 도반과 인생의 희노애락을 나누며 살다보면 삿된 마음을 바로 잡아갈 수 있으며, 상대를 대하는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덕을 지니게 됩니다. 경전에도 복 가운데 으뜸가는 복은 인연복(因緣福)이라고 하였습니다. 좋은 사람, 좋은 친구, 좋은 도반을 만나는 것이 좋은 인생을 가꾸어나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을 도모하고 향상할 수 있는 선지식같은 도반을 만나 가까이 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친구관계는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친구를 갖고 있더라도 그 친구와 진실한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또한 사소한 일로 친구간의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친구간에는 서로 싸우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하면서 친해지고 더욱 각별한 사이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고 해서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거나 경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사소한 오해 때문에 오랜 친구와 연락이 끊긴 한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존심 때문에 전화를 하지 않고 있었고, 그렇게 되더라도 친구사이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사람이 이 사나이를 찾아와 자연스럽게 우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런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자네, 저 창밖으로 언덕이 보이나?”
“보이지. 그런데 언덕은 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