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寒食日偶吟(한식일우음) 한식날에 문득 짓다
金陵城外鶴山東(금릉성외학산동)
春氣迷茫1)一望通(춘기미망일망통)
夜色漸生千樹雨(야색점생천수우)
輕香時送百花風(경향시송백화풍)
光沈人棄塵間玉(광침인기진간옥)
絃斷2)誰知月下桐3)(현단수지월하동)
小醉仍逢寒食日(소취잉봉한식일)
孤吟携步園中(고음휴극보원중)
금릉성 밖 학산의 동쪽
한눈에 바라보니 봄기운에 정신이 아득하다
어둠이 차츰 내리고 모든 나무 비에 젖는데
산들바람에 온갖 꽃향기 실려 오는구나
광채 없어지니 사람들은 세간의 옥을 버리고
지음이 떠났으니 달이 오동나무 끝에 내림은 누가 알리요
한식날을 다시 맞는 흥에 취하여
홀로 흥얼거리며 나막신 끌고 동산을 거닐어보노라
<산남의진유사(山南義陣遺事) 23p>
43. 卽事(즉사)4)
韻士5)碁朋愛相從(운사기붕애상종)
柴扉晩啓對數峯(시비만계대수봉)
溪柳舍烟藏畵意(계류사연장화의)
蘭冒雨6)冶春容(정란모우야춘용)
採菜村娥歌遠野(채채촌아가원야)
揷花樵竪剪靑松(삽화초수전청송)
午鷄7)唱罷閒眠客(오계창파한면객)
謀酒8)前家强起9)(모주전가강기용)
운치를 아는 바둑 친구들 서로 따르며 친한데
사립문을 늦도록 열어두고 여러 봉우리를 마주하였다네
개울가 버드나무 옆집은 안개 속에 그림 같은 풍경을 감추고
등불 아래 난은 비를 맞으며 봄 자태 단장하네
나물 캐는 시골아이 멀리 들판에서 노래하고
꽃 꽂고 나무하는 더벅머리 총각 푸른 소나무를 자른다네.
낮닭이 울기를 다하니 졸고 있는 나그네 한가롭고,
술 생각이 나서 앞집 사람을 억지로 깨운다네.
<산남의진유사(山南義陣遺事) 2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