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응, 그 언덕에는 얼마전까지 헛간으로 쓰였던 꽤 큰 건물이 있었다네. 매우 견고한 건물이었는데 건물 주인이 떠나고 얼마지나지 않아 허물어지고 말았다네. 아무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지. 지붕을 고치지 않아서 빗물이 처마 밑으로 스며들어 기둥과 대들보 안쪽으로 흘러 내렸다네. 그러던 어느날 폭풍우가 불어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지. 삐걱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나더니 마침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네. 헛간은 졸지에 나무더미가 되고 만거야. 나중에 그곳에 가보니 무너진 나무들이 제법 튼튼하고 좋은 것들이었지. 하지만 나무와 나무를 이어주는 나무못의 이음새에 빗물이 조금씩 스며들어 나무못이 썩어 버리게 되어 결국 허물어지고 만것이지.”
“그랬군.”
“그 헛간은 좋은 헛간이었지. 아주 조금만 노력했다면 지금도 저 언덕에 훌륭하게 서 있었을 것이네. 여보게 친구. 인간 관계도 물이 새지 않나 돌봐야 하는 헛간 지붕처럼 자주 손봐주어야 하네. 편지를 쓰지 않거나 전화를 하지 않거나, 고맙다는 인사를 저버리거나, 다툼을 해결하지 않고 그냥 지낸다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나무못에 스며드는 빗물처럼 이음새를 약화시킨다는 말일세.”
이 말을 들은 사나이는 그동안 자그마한 오해로 연락을 끊고 살았던 옛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친구간의 우정은 마음을 나누는데서 깊어지는 것입니다. 친구라는 이름만 걸고 항상 서먹서먹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런 관계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 그리고 좋은 친구와 진실을 나누는 것, 그리고 좋은 친구가 서로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중요한 일이자, 행복한 인생에 가장 필요한 일인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께서 균형있는 생활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신 뜻을 알려주십시오.
균형있는 생활을 불교적으로 말씀으리면 ‘평상심(平常心)’이라 하겠습니다. 평상시에는 늘 한결같은 마음가짐으로 행동하고 땀흘려 모은 돈을 바르게 잘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돈이 좀 생겼다고 함부로 낭비하며 살지 말고 돈이 없다고 해서 남에게 필요이상으로 인색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돈이 있는데도 수전노처럼 사는 사람은 굶어 죽은 개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의 화목과 발전을 위해서도 자신의 돈을 쓸 줄 알아야 행복한 사람인 것입니다.
사는 것이 고통스러워 죽어서 극락에 가고 싶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죽어서 가는 극락이 뭐 중요하냐. 살아있을 때 행복해지고 싶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지 행복하고 싶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살아 있을 때 행복해야 죽어서도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즉 살아있을 때 행복하려고 노력해야 죽어서 극락에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을 때 행복하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네가지를 잘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금생에도 행복하고 내생에도 반드시 행복해질 것입니다.
거룩한 마음의 불사
부처님의 가르침은 항상 고달픈 삶에 활력을 주고 참되고 보람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이런 마음을 깨닫게 해 주신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불사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이 마음을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불사에 동참하시는 그 불심이 바로 참된 마음의 표현이요, 자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바르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보살의 마음이라 하겠습니다. 보살의 마음은 누가 거두어 주는 것으로 공덕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 자체가 바로 공덕인 것입니다.불사는 억지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간절하고도 청정한 원력에 의해 이뤄지되 반드시 시절인연이 닿아야 합니다. 불사에 동참하는 마음은 시절인연이 닿았을 때 얼만큼 거룩한 정성을 다했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