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번 <산남의진뎐>은 아주 좋더라. 우리 아들 최고. 열심히 해.” 어제 낮, 내 모든 글의 제1독자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아주 기분 좋은 평을 내주셨다.  <산남의진뎐>은 그제 원고료가 들어와 글짓기 일련의 과정이 일단락됐다. 이제 남은 것은 산남의진기념사업회 회장 혜신 스님의 불교방송 대담(8분짜리)과 출판기념회 정도다. 지난주 17일 불교방송 전경윤 보도국장과 혜신 스님 간 가진 ‘BBS가 만난 사람’ 녹화본은 내일(26일) 방영된다. 26일 토요일 오전 7시 뉴스를 시작으로 오전 10시, 오후 5시, 밤 10시 뉴스에 모두 4번 방영된다. 산남의진기념사업회로서는 10년 만에 새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 된다. 그저 지방(영천) 콘텐츠에 머물렀던 ‘산남의진’의 전국 방송 데뷔 무대이기 때문이다.  또 불교방송 출연이 숱한 스님들의 소원인 걸 감안하면, 혜신 스님은 월탄 스님(해방 후 우리나라 불교 정화운동의 주역 6인 중 1명)을 떠나보내자마자 곧장 우리나라 불자들의 최고 권위 방송에 서게 됐다. 이 또한 각별한 의미겠다. <산남의진뎐>은 분업화가 잘 된 결과물이다.  이 일의 뒤에는 우선 책이나 방송으로는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충래라는 분이 있다. 산남의진기념사업회 부회장이다.    그는 2019년 11월 대구 수박물관(관장 이경숙)에서 가졌던 <보통글밥1> 출판기념회를 찾아주었다. 조 부회장은 그때 아마 ‘산남의진 작가’로 나를 낙점했을 것이다. 뭐가 준비되어 낙점했던 것이 아니라 ‘산남의진도 좋은 글이 나왔으면’ 하는 오랜 숙원에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살려 쓰고 싶은데 살려 쓰지 못해 고심하는 지역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나의 마음과 자연스레 맞닿은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조충래 부회장은 음양으로 나를 지원했다. 그리고 많이 혼(?)도 났다.  나는 일을 좀 까탈스럽게 하는 스타일이다. 일은 일로써 어느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고 보는 쪽이다. 나는 일이 시작되면 내 스타일대로 상대를 확 끌어당긴다. 일이 시작되면 내 상식을 판단의 상대적 우위에 놓는다. 글을 두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초장에 글판을 뒤엎어버린다. 그건 작가에 대한 월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일의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 짓는다. 나는 내 지난 10여년간의 실무 경험을 우선해 가장 이상적인 일의 모양을 만들어간다.  뒷날 나와 우리들 콘텐츠가 어떻게 굴러갈지도 미리 정해서 일의 추를 놓는다. 이는 마치 아이의 미래를 내다보며 아이를 위해 어떤 일을 마련해주는 아비의 심정과도 같은 것이다. <산남의진뎐>의 경우, <산남의진 역주본>을 분해해 그간의 사업회 주력점과 방점을 검토했다. 일(이야기)의 논리를 다시 명징하게 세웠다. 이 과정에서 조충래 부회장과 혜신 스님과의 대화가 중요했다. 그들의 현재 관심사를 파악했다. 그것이 사업성이 있는지, 지속가능한 세부 콘텐츠인지 따져봤다. 혜신 스님은 의병장 중심의 기억에 주력하고 있었고, 조 부회장은 2000여 의사 모두에 대한 기억도 중요하다고 봤다.  나는 조 부회장 생각이 시대 흐름에 더 부합한다고 봤다. 혜신 스님은 <산남의진뎐> PDF 파일을 받아 보고 ‘2000여 의사에 관한 기억 스토리텔링’이라고 해서 “대체 2000명을 어떻게 살려 썼을까, 아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스님은 글을 읽고 깊이 반성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산남의진 역주본>에 쓰인 한줄 의사들 기록은 들여다볼 생각조차 못했는데, 이렇게 전면에 내세워 일일이 기억한 걸 보고 많이도 부끄러웠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귀한 희생이긴 마찬가지인데 말이죠. 이번에 정말 많이 반성하고 또 많이 배웠습니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2 05:06:53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