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春雨(춘우) 봄비
雲黑山靑巷柳垂(운흑산청항류수)
詩隨雨1)酒樓移(시공수우주루이)
輕潮射面2)心如海(경조사면심여해)
短枕支頭夢若絲3)(단침지두몽약사)
野渡忙回漂錦女(야도망회표금녀)
巖程全濕負樵兒(암정전습부초아)
爲聞花信今春好(위문화신금춘호)
驢奚囊4)任所之5)(여태해낭임소지)
먹구름 낀 산은 푸르고 길가 버들이 드리웠는데
시인의 지팡이는 비를 따라 주막으로 향하네
가벼운 빗줄기가 얼굴을 때리니 마음은 바다 같고
짧은 베개에 머리 기댈 꿈은 실낱 같구나
들 나루터 비단 빨래하던 아낙네 바삐 돌아가고
바윗길에 나뭇짐 진 아이는 비에 흠뻑 젖었네
듣기에 꽃소식이 올봄도 좋다 하니
나귀에 금낭 싣고 발길 가는 대로 가 볼 뿐.
47. 與海蒼宗兄煥必(여해창종형환필)
해창 종형 환필에게 주다
懶起書樓6)更整衣(나기서루갱정의)
雨7)餘雲氣轉微(우여운기전희미)
草生古洞黃牛臥(초생고동황우와)
水滿前塘白鳥飛(수만전당백조비)
雜菜盈盤山味供(잡채영반산미공)
名花繞屋俗情稀(명화요옥속정희)
傍人不識詩愁苦(방인불식시수고)
謂我空然愛春暉8)(위아공연애춘휘)
서루에서 게으름 피우다 일어나 다시 의관을 정제하니
비 온 뒤 구름들이 희미하게 흩어지네
풀 돋은 옛 산골에 황소가 누웠고
물 가득한 앞 연못엔 흰 새가 난다
온갖 나물 상에 가득하니 산의 맛을 함께하고
이름난 꽃들 집을 둘러 있으니 속된 마음 멀어져가네
곁에 사람은 시 쓰는 시름을 모르고선
공연히 나에게 봄볕만 좋아한다 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