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太平途中(태평도중) 태평으로 가는 길
出林步步1)拂輕(출림보보불경거)
近水孤村四五廬(근수고촌사오려)
麥氣初靑春事半(맥기초청춘사반)
花風乍起化工餘2)(화풍사기화공여)
禪經3)滿案還疑佛(선경만안환의불)
山菜登盤可代魚(산채등반가대어)
借問城東遊冶子4)(차문성동유야자)
何如飮氷5)讀仙書(하여음빙독선서)
걸음걸음마다 옷자락 가벼이 펄럭이며 숲을 나서니
강가 외딴 마을 오막살이 너댓 채
보리 싹이 막 푸르니 봄농사 반이 지나고
꽃바람 문득 일어나니 조화옹의 공교함이 여유롭네
선경이 책상에 가득하니 도리어 부처될까 의심하고,
산나물이 상 위에 오르니 물고기를 대신할 만하다네
도성 동쪽에서 방탕하게 노는 이에게 묻노니
49. 倉村途中(창촌도중) 창촌6)으로 가는 길
石逕委施草際開(석경위시초제개)
詩朋有約入山來(시붕유약입산래)
迷茫野色靑驢去(미망야색청려거)
多少江聲白鷺回(다소강성백로회)
聞柳俄從巖下路(문류아종암하로)
看松高坐水西臺(간송고좌수서대)
杏花一樹誰家女(행화일수수가녀)
數7)淸歌送酒盃(수결청가송주배)
돌길은 구불구불 수풀 우거진 사이로 열리어
시 짓는 친구와 약속 지켜 산을 넘어 왔다네
아득한 들녘 경치 속으로 검푸른 나귀 타고 가는데
강에서는 돌아오는 백로 소리 간간이 들린다네
이윽고 바위아래 길을 따라 버들소리 들으며
수서대에 높이 앉아 소나무를 바라본다네
살구꽃 핀 나무 한 그루, 어느 집 딸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