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역량을 평가할 때 흔히 아마추어와 프로로 평가하는 일이 많다. 프로는 일을 하는데 있어 전문가로서 그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 아마추어는 어떤 일을 본업이 아닌 취미 정도로 즐기며 건강, 정신 수양을 위해 하는 사람을 이른다. 골프로 예를들면 그린피를 내면서 치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돈을 받으면서 치면 프로인 것이다. 그렇듯 프로는 곧 전문가다.
지금 지역 정치인들을 그러한 관점으로 보면 왠지 프로답지 못한 사람이 다수다. 특히 아마추어같은 사람이 정치인이라서 문제다. 일반 시민으로 아마추어라면 오히려 좋아하겠지만 적어도 선거를 통해 당선되고, 어떤 자리에 앉아 그 직을 수행한다면 당사자는 프로가 돼야 한다. 왜냐하면 크든 작던 그 공동체의 성패와 조직 구성원들의 꿈과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개그 프로에 나오는 “왜그래, 아마추어 같이 ~”라거나 “프로 냄새가 나~” 등의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라 전문가처럼 잘 하라는 말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이 칼럼에서 자주 쓰는 말중에 “사람은 교육으로 길러지고, 정치인은 선거로 성숙한다”는 구절이 있다. 운 좋게(?) 주민들의 표를 얻어 당선의 영광을 안은 초선의 입장에서는 정치가 이렇게 쉬운건가 생각할 지도 모른다. 절대 정치는 그렇지 않다. 그의 말을 다시 빌면 물리학 만큼이나 정치가 어려운 분야라고 말한다. 정치를 가볍게 봤다가는 몇 번 큰코 다치는 일을 겪고, 임기 끝날 때쯤 자신의 무지와 경솔함을 후회하게 될 것이란다.
그렇듯 정치인은 대중의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대중의 뜻을 읽고 따르면 순풍을 맞고, 거꾸로 거스르면 역풍을 맞으니 자나깨나 대중의 눈에 촉각을 기울이라는 얘기다.
영천시의회가 지난해 연말 2023년도 본예산 처리를 놓고 시민들게 보여준 장면들은 황당하기 그지없는 코미디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보인 행태는 충격이다. 본회의장에서 흥분한 상태의 고성과 막말을 쏟아내고, 자기결정권이나 소신없이 부화뇌동하는 장면은 남사스러운 수치에 가깝다. 이러니 최악의 봉숭아학당이란 말을 듣는다.
정치인은 많건 적건 주민의 눈치와 정서를 읽으며 함께 호흡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모르면 아마추어다. 특히 초선 의원들의 정치를 보면 가볍다는 인상이 짙다. 아마 이런 비판에도 또 얼굴 찌푸려지며 역정을 낼 것이다.
그런 문제에 관해 어떤 질문이라도 던지면 내가 왜 대답해야 하느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온다.
이러니 결국 시민들이 나선다. 의회 시민게시판에는 시의원 하는 일이 뭐냐고 묻는다. 실명까지 공개하며 조목조목 그들의 비상식적인 의정활동을 비판한다. 탐욕을 버리라는 부탁도 있다. 선택해준 만큼 정직하게 일해 달라고 요구한다.
예산 꼼꼼히 보고 해야할 일 올바르게 하시란다. 시민들이 바보가 아니다.
많은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아마추어들은 그걸 바란다. 자신에게는 후하니 책임을 회피하고 싶을 것이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 프로는 그러길 바란다. 프로는 자신에게 엄하고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프로가 프로답지 못하고 아마추어처럼 일한다면 돌아오는 것은 욕을 포함한 비난 투성이다. 시민들은 짱구가 아니며, 매의 눈으로 늘 지켜보고 있다.
운동하는 선수들은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금메달 하나 따기를 원하지만 은퇴 순간까지 금메달 하나를 갖지 못하는 이도 숱하다. 올림픽을 겨냥한 이가 쫄대기 지방대회에서 금메달 하나 따고 거들먹거린다면 답이 없다. 결코 오만하거나 도를 넘으서도 안된다. 프로가 되려면 실력과 성실함은 기본으로 탑재하되, 항상 겸손하고 몸을 낮춰야 한다. 하물며 운동선수도 그럴진대 많은 이의 먹고사는 문제를 책임지는 정치의 영역이면 몇 배로 더 노력해야 한다. 이말, 직업가진 이라면 꼭 귀담아 듣고 실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