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와 다음주 최기문 영천시장의 주간일정 계획에는 온통 읍면동 주민과의 대화가 차지한다. 영천시는 지난 9일 화남면을 시작으로 다음 주까지 주민이 겪는 불편사항과 시정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시정운영의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 16개 읍·면·동 주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역시 지역 주민들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 현안을 듣고, 이를 시정에 반영해 지역민의 불편함을 차근차근 해결한다는 최 시장의 평소 신념을 펼쳐보일 중요한 계기다.
최 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선과 취임이후 곧바로 이같은 주민과의 대화에 나섰고, 이후 매년 빠지지 않고 읍면동 방문을 이어 왔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행사자제 요청으로 주민과의 대화가 무기한 연기되고, 지난해 대선으로 취소된 적도 있다. 시 관계자는 “읍면동 주민을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설명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게 사실이다.
과거 최 시장이 읍면동사무소 마당에 들어설 때 직원과 주민들이 도열해 환영하고, 시장의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10여분가량 풍물이 펼쳐지며 “시장님 환영합니다”면서 만세를 부르는가 하면 마치 나랏님의 행차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낮은 자세로 주민들의 힘겨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 3고의 힘든 시절을 견디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2023년 신년 화두로 제시한 적토성산을 어떻게 이루어낼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히고, 품격 있는 도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갈 미래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대구 군부대 유치나, 도시철도 연장 등 핵심사업을 차근차근 이뤄내겠다는 의지도 담아 설명해야 한다.
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영천발전을 위해 역량을 모아 준 시민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고, 경제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도시, ‘시민이 행복하고 위대한 영천’을 만들기 위한 시정계획을 설명하고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야 한다.
한편, 주민들의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사전 검토를 통해 순방 당일 담당부서장이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게 하고, 현장에서 듣는 애로사항은 해당 부서에서 바로 검토해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주민들은 최 시장이 직접 소통하는 현장행정 실천으로 그들의 불편 사항을 적극 해결해 주리라 기대하고 있으니 그런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배나와야 한다.
과거 겉으로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가면 ‘순시’에 가깝고, 당초에 세운 목적외의 다른 무엇이 있지않나 하는 의혹을 더 이상 갖게 해서는 안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서에서도 주민과의 소통을 주제로 작은 소리도 크게 듣겠다면서도 철저하게 기획되고 짜여져 일부의 정해진 몇몇에게 마이크가 넘겨지고 그 외 주민의 어려움은 틀어막는 주민과의 대화라면 의미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얻을 것이라고는 ‘이럴려고 오라가라 하느냐’는 비판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