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행복 지수 ‘노상’ 1위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교육방식에 대한 글인데, 직장생활과 육아에 바쁘고 지친 당신이 읽어볼 확률은 희박하니, 간추려 핵심만 짚어주겠소.
뭐, 이것이 절대 옳거나, 크게 옳다는 건 아니오. 다만 우리가 부모로서 아이들 교육에 대한 기준점(철학)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참고하자는 것이오.
-한국의 ‘유치원’은 덴마크와 달리 ‘학교’ 같다. 덴마크 유치원생들은 밖에 나가 뛰어놀기 바쁜데, 한국의 유치원생들은 주로 교실에서 여러 과목을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교육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부를 잘하는 소수의 학생들만 좋은 교육을 받고 원하는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나머지 다수는 뒤처진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뒤처진 다수는 인생의 젊은 시절 대부분을 실현 불가능한 기대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셈이다.
-무언가를 달성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그들의 능력 밖에 있다. 결국 지쳐 절망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다.
-부모라면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의 속도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 아닌가.
어제 대구에서 만난 두 선배님은 모두 교사 아내를 둔 분이었소. 서울에서 온 김경은 선배님의 아내는 중등교사고, 우리들 주례를 맡은 양보석 선생님의 사모는 당신도 알다시피 초등교사로 퇴직하신 분이오.
김경은 선배님은 내게 이런 조언을 해주셨소.
“좋아하는 운동이나 하나 시켜. 육체가 건강한 아이는 스스로 뭐든 하게 되어 있어. 아이들은 스스로 크는 거야. 입을 대면 안돼. 내가 그렇게 해서 실패한 경우잖아.”
“선배님은 입을 댈 것 같지 않은데요.”
“아니, 내가 아니라 우리 마누라가.”
“유튜브는 어째요?”
“실컷 보여줘. 보여줘도 돼. 유튜브로 배우는 게 얼마나 많은데. 다만 규칙을 알려주면 돼. 그리고 유심히 관찰해. 애가 뭐를 좋아하는지 보고, 그걸 잘 살려줘.”
양보석 선생님 사모는 이런 조언을 해주셨소.
“아이가 꼭 하겠다면 몰라도, 지금부터 공부시킬 필요는 없어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수업만 잘 들어도 충분해요. 세태가 그래서 학원을 안 다닐 수는 없겠지만, 운동 포함해 1~2개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해요.”
‘교육모드’에 돌입한 당신을 보면서 요 며칠 내게 아삼아삼하게 들어온 단어는 이런 것들이오.
운동, 놀이, 유튜브.
그리고 ‘아이 스스로의 속도.’
당신 속도가, 이 시대 대한민국 엄마들의 속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아이들이 엄마들 속도에 속절없이 휩쓸려가는 건 아닌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부모로서 분명한 교육관을 세우는 게 아닌가 싶소. 재화는 한정되어 있고, 아이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오.
우리만의 환경을 감안한 우리 아이의 속도를 갖는 게, 옳은 일이고 뒷날을 보아 현명할 것 같소.
늘 고생은 당신이 하오. 여느 때보다 생기발랄한 당신 처녀적 모습이 떠오르는 날이오. 생기 넘치는 여자, 나는 그것으로 당신 전부를 선택한 남자라오.
그렇게 만나, 그렇게 사는 우리가 지금 부족한 게 무엇인가.
우리 라온이, 바론이도 그렇게 키워주오. 생기(生氣)는 건강(健康)한 건강이라오.
*사모님께서 당신한테 안부 전해 달라 하셨소.
/심보통 2023.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