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인생이라던가. 매일 돌아오는 아침, 매주 돌아오는 월요일, 매월 시작하는 초하루, 매년 시작되는 1월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뭔가를 시작하는 다짐의 시간이겠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일지언정 이 시간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다. 양력으로 치자면 올 2023년이 시작되고 후딱 한 달이 지났다.  그리고 음력으로는 벌써 계묘년 정월 초열흘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소원성취하세요…. 등등의 인사가 오가는 좋은 시간들 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이순(耳順)의 나이에 이르러 돌아보니 아직도 여전히 옳고 그름, 좋고 나쁨에 휘둘려 감정 조절이 안 되고 있다. 욕망에 이끌려 뭔가 채우고자 하는 마음이 수시로 일어나니 번뇌의 고(苦)에서 벗어날 준비도 안 되어 있다.  기대심이 가득한데 욕구충족은 반에도 못 미치니 행복지수가 높을 리 만무하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물질적 풍요가 높아질수록 행복지수는 떨어진다. 욕망의 갈증은 채운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더 자극적인 욕망이 고개를 들고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신문명의 수준이 올라가 욕망을 조절할 줄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가치의 기준으로 삼을 줄 알게 된다면, 거기다가 문화수준이 높아지고 물질적 욕구가 줄어든다면 행복지수는 엄청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내일은 2월의 시작이고 주말이면 입춘이다.  한 해의 한 달을 보낸 점검과 더불어 다시 시작의 다짐을 하는 아침을 맞는다.    동엄 정환직 선생 詩 54. 又(우) 또 萬樹當春一色齊(만수당춘일색제)  生生此理漸看迷(생생차리점간미)  鳶有何求飛野外(연유하구비야외)  鶴緣無事立溪西(학연무사입계서)   風)岸柳全身倒(감풍안류전신도)  濕雨巖花半面底(습우암화반면저)  永日山窓人不到(영일산창인부도)  兒童編竹補鷄棲(아동편죽보계서)  온갖 나무들 봄을 맞아 한 가지 색으로 가지런하니 생기 왕성한 이 이치를 점점 볼수록 알 수가 없구나. 솔개는 무엇을 구하려 들판 밖에서 날고 있고 학은 하릴없이 시내 저편에 서 있을까? 언덕 위 버들은 봄바람에 넘어질 듯 흔들리고 촉촉한 비는 바위 위 꽃을 반쯤 피게 하네. 온종일 산속 창가 내다봐도 찾아오는 사람 없고 아이는 대나무로 달구통을 고치고 있구나.    55. 題鳳巖精舍(제봉암정사) 봉암정사를 노래하다 春到山家事事佳(춘도산가사사가)  籬邊垂柳柳邊崖(이변수류유변애)  詩吟古屋還似夢(시음고옥환사몽)  人在西京更有懷(인재서경갱유회)  閒花早發初南樹(한화조발초남수)  芳草遲生近北涯(방초지생근북애)  盡日孤吟人不識(진일고음인불식)  竹君石友)與之偕(죽군석우여지해)  봄이 오니 산촌 집에는 일마다 좋고 울타리 가 늘어진 버들, 버들 가 언덕 시를 읊던 옛집은 도리어 꿈만 같고 몸은 서경에 있으니 다시 회한에 잠긴다네. 남쪽 나뭇가지에서 그윽한 꽃이 먼저 피고 북쪽 벼랑 가까이 방초는 더디 나나니 종일토록 남모르는 시를 홀로 읊으며 붓, 벼루와 더불어 함께 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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