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소설가이면서 독립운동가인 빙허 현진건(1900∼1943)을 기리는 월간지 ‘빼앗긴 고향’이 창간돼 지난달 1일 창간호가 발행됐다.
‘빼앗긴 고향’ 편집위원회 출범식이 최근 대구시 중구 남산동 현진건 학교에서 김미경 편집위원장, 오규찬, 차우미, 배정옥, 정응택 편집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미경 편집위원장은 “현진건은 우리나라 근현대문학의 개척자이자 일장기 말소 의거를 일으킨 독립유공자인데도 불구하고 대구시민들이 그가 대구 출신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현실이 안타까워 현창 사업 차원에서 월간으로 책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빼앗긴 고향’에는 매달 현진건의 소설 한 편을 낯선 어휘에 주석을 달아서 싣고, 그 작품을 중국어와 영어로 옮긴 번역본을 수록한다. 이는 연말에 가제 ‘현진건 중문 소설집’ 등을 출간해 외국으로 보내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창간호는 현진건 첫 발표 소설 ‘희생화’를 집중 조명해 부제를 ‘희생화’로 정했다.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의 ‘산과 나’ 등 연재물, 박지극 이문복 김규원의 시, 서용덕 이원호 추연창 등의 수필도 선보인다.
월간지 ‘빼앗긴 고향’은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현진건의 ‘고향’에서 심상을 얻어 조합한 제호이다, 그런 까닭에 편집위원회는 ‘빼앗긴 고향’이 장차 임진왜란, 독립운동, 통일 등 민족적 과제를 다룬 글을 꾸준히 싣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현정건은 현진건의 셋째 형으로 일제 감옥에 4년 3개월이나 투옥되면서 고문을 받은 끝에 결국 타계한 독립운동가이다.
현진건은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던 중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1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