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저도 언젠가 다른 사람의 촛불을 끄고 내 촛불을 켰던 일이 생각나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절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마음이 허전하고 무엇인가를 붙들고 싶어서 절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은 법당에서 향불을 켜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으므로 쉽게 마음을 바꾸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절을 찾는 마음이야 그 사연만큼이나 다양할 것입니다. 그러나 절을 자주 찾을수록 자신의 마음을 닦아간다는 생각이 없다면 그야말로 절을 찾아온 공덕을 스스로 허물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간혹 절에 가는 것을 형식적으로 생각하는 불자도 있습니다. 부처님께 열심히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한편으로는 나만 복을 받게 해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누가 얼마나 절에다 시주를 했는가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절마다 다니면서 부처님께 치성을 올리기 보다는 스님을 보러간 것인양 스님이 자신을 만나주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 주지 않으면 섭섭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한 향을 피우더라도 식구수대로 피우느라고 번잡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자신이 갖고 온 초를 켜려고 다른 사람이 켜 놓은 초를 뽑아 버리고 자기가 갖고 간 초를 꽂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절에 와서 반찬투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맛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사람, 저 상에는 있는 반찬이 왜 여기에는 그 반찬이 없느냐고 소리치는 사람, 혹시 더 맛있는 반찬이 없을까하고 후원을 기웃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자신이 스스로 식복을 덜어버리는 것입니다.  또 간혹 젊은 스님, 어린 스님이나 절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얕잡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자식이 다른 사람에게 천대받게 하는 업을 짓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누구를 보더라도 존재를 인정해 주고, 인격을 존중해주는 마음이 있어야 남에게 존경받고 자식들도 남들로부터 천대를 받지 않습니다. 자식 잘되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얕잡아 보는 것은 기도의 공을 무너뜨리는 것밖에 안됩니다.  또 절에서 휴지나 오물을 아무렇게 처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처님 도량을 깨끗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업으로 그의 집에는 늘 빈대와 바퀴벌레, 쥐, 벼룩과 같은 벌레들이 들끓게 됩니다. 내가 어지럽힌 것이 아니라도 휴지가 떨어져 있고 지저분하면 남이 보든 안보든 치우십시오. 그런 행동이 바로 향불을 직접 수 천개 피우고 부처님 전에 꽃과 과일을 올리는 공덕보다 더 큰 공덕인 것입니다.  절에 와서 남의 흉을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절은 어떻고 저 절은 어떻고 하며 비교하는 사람도 있고, 스님이 얼마나 친절하게 대해줬는가에 따라 절을 평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님께 좋은 법문을 듣고자 절에 다니는 것도 좋지만 우선 절은 자신의 마음을 수양하기 위해 온다는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부처님께 시주를 얼마나 많이 했는가보다도 얼마나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가가 더 큰 공덕이 되는 것입니다.  그밖에 절에 와서 지켜줘야 할 예의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신발을 가지런히 놓고 다른사람의 신발을 밟거나 신지 않는 것도 예의입니다. 물론 법당에서 잡담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절하는데 그 앞을 지나가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물론 부처님께 과일이나 쌀을 올릴 때 중앙에 놓으려고 다른 사람의 시주물을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시주물을 꼭 중앙에 놓지 않더라도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을 다 헤아리고 계시니 자꾸 옮겨서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하면서도 한편으로 기도의 공을 모두 무너뜨리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부처님 도량에서 예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 바로 공덕인 것이요, 기도한 공덕을 복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마음으로 짓는 것이 진실한 복이요, 내가 하는 행동, 말이 바로 향불입니다. 부처님께 향불을 올리고 나서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흉보는 것은 향불을 올린 공덕을 소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죄업을 소멸하고 공덕을 짓기 위해 기도하러 절에 오신 것이니 절에 왔을 때는 촛불을 올리지 않았더라도 남에게 미소를 주는 사람, 남에게 친절함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하십시오. 그러한 자비한 모습이 바로 촛불을 공양한 공덕이상의 복을 짓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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