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쓰는 게 아니라 짓는 것이여 글짓기는 밥짓기랑 같은 것이여 밥 지을 때 밥물(米-) 맞추고 글 지을 땐 심물(心-) 맞추제 밥물 하나 잘 맞추면 그 다음부텀 불이 알아서 밥을 해내는 거라 심물 하나 잘 맞추면 그 다음부텀 붓이 알아서 글을 해내는 거고 이 얼매나 묘한 이치인가베. 글은 짓는 거라 심물로 짓는 거라 심물이 시원찮으면 된 글이 시원찮은 거라 맴이 맑아야 글도 맑은 거라 맴이 편해야 글도 편한 거라 맴이 신명나야 글도 신명나는 거라 많은 생각 많은 읽기 많은 쓰기 중허지 많은 듣기 많은 보기 많은 체험 중허지 그러나 말이시 심물이 맑지 않으면, 맴 하나 편치 않으면 말짱 도루묵인 거라, 암. 용심 들어차 좋은 끝 본 적 있당가 술수 들어차 좋은 끝 본 적 있당가 사심 들어차 좋은 끝 본 적 있당가 삿된 맴 갖고는 어떤 끝도 좋은 게 없는 벱이여 옛 어른들이 ‘인간 되라, 인간 되라’ 허지 맴보를 곱게 쓰라는 말이여 맴보가 심술보처럼 몽해 버리면 망해여라. 글은 말과 달라 영원히 남는 벱이여 장난질마냥 히죽거리며 남겼다가  재미 좀 봤다고 좋아할 일 하나 없어야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벱이니까, 암 늘 고요하되 쉬이 흔들리지 않는 맴으로 거문고현 튕기듯 맴현을 튕기는 것, 그거이 글을 잘 짓는다고 하는 거여 재주 좀 있다고 깝죽대면 단명이여. 글은 재주로 짓는 게 아니라 고요하되 쉬이 흔들리지 않는 맴으로 전각장이가 돌을 깎아 글자를 새기듯 한 자 한 자 성심껏 새겨넣는 것이여 그걸 사람의 무늬- 인문(人文)이라고 하제 저마다의 글에는 쓴이의 무늬가 그대로 배어나와 그 맴보를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는 거라. 인문 덩어리가 뭔지 아는가 그게 바로 정신(精神)이라는 거여 얄궂은 정신머리 갖고 글을 내면  그건 사고라 사고는 아로 치면 사생아의 탄생이여 인자 심물이, 마음이, 인문이, 정신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알겠지라들. /심보통 20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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